학교 측, “여혐 발언 의대 교수, 사과로 조치 마무리된 것 아냐”
학교 측, “여혐 발언 의대 교수, 사과로 조치 마무리된 것 아냐”
  • 유현빈 기자
  • 승인 201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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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문제 발언 지속적 감찰 위해 강의평가에 성차별 항목 추가 예정

  수업 중 수차례에 걸쳐 메리 F. 스크랜튼 초대 총장을 비하하고 여성혐오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의과대학(의대) A 교수가 13일 오전 수업에서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본교는 대학 본부와 단과대학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다.

  A 교수는 스크랜튼 총장을 가리켜 “이 아줌마는 그냥 아들 따라 온 사람”이라며 “어느 직종이든지 여자가 반 이상이면 그 직종은 하향길”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수의 부적절한 발언은 1일 의대 대표 메일과 본과 1학년 지도교수의 메일로 제보됐으며, 6일 의대 측과 해당 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후 9일 열린 의대 재임 교원인사위원회에서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의 약속, 제보자 보호를 조치사항으로 결정했다.

  학교 측은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받은 것으로 대처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획처 홍보팀 관계자는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과는 별도로 해당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엄밀하게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무처 수업지원팀은 학생들이 불안 없이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학기부터 강의 평가 항목에 성평등과 인권 침해에 관련된 문항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학교 측의 대처에 학생들은 문제를 지적한 학생의 신변 보호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지현(특교·15)씨는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한 만큼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학교 차원의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대 측 교원인사 담당자는 단과대학 차원에서 교수의 개인적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임교원으로서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성평등 교육에 의대 교수들이 더욱 철저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의대 내에서 자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깊은 공감대가 형성돼 대책을 강구 중”이라며 “현재 의대 부학장이 각 강의실을 직접 방문해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할 테니 걱정 말고 불편 사항을 제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원 대상 성평등 교육에 여성혐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본교는 2015년부터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양성평등 교육 이수 여부를 교원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교육 항목은 가정 폭력 예방 교육, 성매매 예방 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 성희롱 예방 교육 등 주로 젠더폭력 예방에 초점을 맞춰져 있다.

  정다은(화학신소재·16)씨는 “교수의 여성혐오적 발언은 수업시간 중에 이뤄지기 때문에 걸러 들을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폭력적”이라며 “교수진이 필수로 이수하는 성평등 교육에 여성혐오 관련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본교 양성평등센터 측은 “여성혐오적 발언은 일상에서의 성차별적 고정관념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의무교육으로 지정된 젠더폭력예방교육에 이미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교육에서는 혐오의 화두를 포함하려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양성평등센터 김진희 연구원은 “교내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유감스럽지만, 학생들이 교수의 부적절한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고 올바른 변화를 촉구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피해 학생들의 요구사항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이뤄지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