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중고등학교 특수교사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등록 장애인 현황」에 따르면 2016년 등록된 장애 인구는 약 2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에 해당한다. 작년 당신이 살아가면서 만났던 사람들을 생각했을 때 20명 중 1명은 장애인이었던 것이다. 10년 전이었던 2006년과 비교해보면 전체인구 대비 장애인구의 비중은 2016년에 약 1% 증가하였으며, 특히 장애인구의 증가율이 0.8%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자주 마주칠 수는 없어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장애인들이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그러니까 약 250만 명의 사람들을 통계에서처럼 ‘장애인’라는 단어 하나로 전부 정의할 수 있을까?

  특수교사로 일하며 올해 내가 맡은 학생은 6명이다. 자폐성장애를 가진 어떤 아이는 학습지에 ‘사자’, ‘코끼리’, ‘트와이스’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이 들어가 있어야만 집중하는 반면 지적장애를 가진 어떤 아이는 비장애 아이들과 함께 하는 통합수업 시간에 자신이 전혀 알 수 없는 단어들로 가득한 학습지를 받더라도 최선을 다해 빈 칸을 채운다. 같은 지적장애라도 어떤 아이는 10씩 묶어 세기를 어려워하지만 또 다른 아이는 수학의 정석을 풀며 여타의 고등학생들과 똑같이 수능을 준비한다.

  6명만 해도 가지고 있는 특성이 이렇게 다양한데 약 25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고작 ‘장애’ 하나로 정의하는 것이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모든 20대 여성을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젊은 여자’라는 특징 하나로 정의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장애인은 다양하다. 여기서 ‘다양하다’는 것은 단순하게 장애인마다 가진 장애 유형과 정도의 다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옆 사람과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르듯 세상에 똑같은 장애인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장애인이 천사처럼 착한 것도 아니고, 평생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야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거워하는 장애인들이 있다면 그 모든 교류를 불편해하는 장애인들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장애인의 다양성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삶에서 장애인을 자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장애인의 모습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접했던 장애 또는 장애인이 정해져있었기 때문에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정형화된 장애인의 이미지를 가지고 살아간다.

  정말 당연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장애인들도 그 사람만이 가지는 특별한 이면이 적어도 하나씩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비장애인들인 우리가 각자의 개성을 존중받아야 하듯이 장애인들이 가진 이런 개성들도 존중받아야 한다.

  사회가 ‘장애’라는 큰 그림자에 가려진 개인의 가치에 주목할 때 비로소 장애인은 하나의 인격체로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다. 장애가 장애인의 전부가 아닌 사회, 장애인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상이 조금 더 빠르게 오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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