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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앞둔 조예대생, “멀쩡한 재봉틀 구하기도 어려워”
기자재 지원, 개인 작업공간 제공 등 개선할 점 많지만 실질적 조치는 미미해
2017년 11월 13일 (월) 김승희 기자, 박민재 기자 dkdlel096@ewhain.net, pak682@ewhain.net

등록금, 수업 재료비 학기당 500만 원 넘어

한예종 대형 인쇄 무료 이용

홍익대 졸업 패션쇼 300만 원 지원

   
 
 

▲ 조형예술관 B동에 먼지 쌓인 채 방치돼 있는 재봉틀. 사진=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본교 조형예술대학(조예대)에 다니는 A씨는 전공수업에 필요한 재료비가 부담돼 이번 학기 전공수업을 하나도 신청하지 못했다. 수업마다 다르지만 한 학기에 전공수업 3개를 듣기 위해 최소 50만 원의 재료비가 필요하다. 등록금에 수업재료비를 포함하면 한 학기에 수업을 듣는 데 필요한 금액은 5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academyinfo.go.kr)에 따르면 본교 예체능 계열 재학생은 한 학기에 약 497만  원의 등록금을 낸다(2017년 기준).

  이는 미술 전공의 학생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국민대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홍익대의 같은 계열 등록금 중 1위에 해당한다. 본교 조예대의 한 학기 등록금은 다섯 개 대학 중 등록금이 가장 낮은 한예종 미술원보다 약 260만 원 더 비싸다.

  2017년 기준 전국 예술계열 등록금 3위에 달하는 높은 등록금을 내고 있지만, 본교 조예대 학생들은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에 조예대의 기자재와 작업 공간 등 지원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본교와 위 4개 대학의 지원 상황을 비교했다.

 

한 학기 약 500만 원의 등록금 내지만 재료 지원 부족해

  패션디자인과, 섬유예술학과는 재봉틀을 사용해야 하는 과제가 많다. 그러나 조형예술관 B동 404호 복도에 구비된 재봉틀은 모두 특정 부품이 없거나 고장나 있다. 재봉틀을 이용해야 하는 학생들은 정문 조형관에서 후문에 있는 생활환경대학관(생활관)까지 가야한다.

  실제로, B(섬예・12)씨는 입학 후 한 번도 조예대 재봉틀을 사용하지 못했다. 그는 “입학 때부터 재봉틀은 모두 고장나 있었다”며 “과제를 하기 위해 재봉틀이 필요할 때마다 재료를 들고 생활관으로 가 의류학과 재봉틀을 써야 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학교는 미대 건물 내에 재봉틀이 구비돼 있고 관리도 잘 돼 필요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김주혜(패디・16)씨는 “보통 작업을 진행하는 건물인 홍문관(R동)에 재봉틀이 있어 학생들이 필요할 때 바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교생들은 수업준비에 항상 필요한 프린터조차 전혀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C(디자인・16)씨는 “시각디자인 수업을 들을 때 스캔과 인쇄를 자주 했다”며 “한 번 인쇄할 때 최소 5000원부터 최대 2만 원까지 필요해 쌓이면 큰 금액이 된다”고 말했다.

  한예종 학생들은 수업 준비에 필요한 프린터를 별도의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예종 백설아(건축・15)씨는 “학교에서 대형 인쇄에 필요한 플로터를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외부에서 A1 사이즈를 한 번 인쇄할 때마다 만 원이 넘게 드는데 학교의 지원 덕분에 비용 절감이 크다”고 말했다.

  전공수업뿐만 아니라 ‘기초서양화’, ‘형태와 공간’ 등 전공기초 수업에 써야 하는 재료비도 만만치 않다.

  본교 동양화과에 재학 중인 D(동양・17)씨는 “전공기초에서 서양화 등 다른 전공 수업을 들으며 하나의 수업을 위해 물감, 붓 등을 합쳐 몇 십만 원짜리 재료들을 사야한다”며 “수업 하나가 끝나면 더 쓸 일이 없어 매번 낭비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디자인・16)씨는 “한 학기 내내 쓰는 것도 아니고 프로젝트 하나에 쓸 커터 등을 몇만 원씩 주고 사는 게 아깝다”며 “제도 등에 쓰이는 기본적인 공구들은 학교에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캐비닛 자리가 부족해 각종 재료들이 넘쳐나온 모습. 사진=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작업공간, 캐비닛 등 개인적 공간 턱없이 모자라

  조예대는 부피가 큰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단과대학 특성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공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본교에는 조예대 학생을 위한 작업공간이 충분치 않다.

  작년에 학부로 개편된 디자인학부는 100명 이상의 학생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과방도 없이 생활하고 있다. 디자인학부 학생들은 빈 곳을 찾아가며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디자인학부로 입학한 F(디자인・16)씨는 “학생 작업실로 따로 지정된 공간이 없어 매번 수업이 없는 곳을 찾아 작업을 해야 한다”며 “이마저도 수업이 시작되면 쫓겨났고, 결국 ECC까지 가서 작업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는 넉넉한 개인 작업공간이 있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서울대 이지한(조소・16)씨는 “과방에 1인당 월세방 2/3 크기 정도의 개인 공간이 모두에게 제공된다”며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상과 함께 나머지는 작업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제공해 이동 시간과 같은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과방 외에도 공작실, 석조장 등이 충분히 있어 작업하기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재료 보관을 위해 제공되는 캐비닛에 대한 불만도 있다. 제공받은 캐비닛이 재료를 담을 만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며 고장나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G(서양화・15)씨는 “재료가 많은 것에 비해 캐비닛의 크기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 중 고장난 캐비닛도 많아 문을 닫지 못한 채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청소를 위해 학기마다 개인물품을 모두 치워야 하는 시기엔 더 곤란하다. G씨는 “개인물품을 치우는 과정에서 지방에 사는 학생에 대한 학교의 배려가 전혀 없다”며 “보관 업체를 이용해야 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거나 다른 친구 집에 양해를 구해 보관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을 매번 겪는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개인 작업실이 없다 보니 무거운 재료를 계속 들고 날라야 한다”며 “캐비닛이 제공되긴 하지만 작업 공간과의 거리가 멀어 준비하고 정리하는데 불필요한 시간이 많아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 캐비닛이 늘어져 있는 조형예술관 A동 복도의 전경.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졸업전시 관련 만족도 또한 낮아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전시 환경 또한 열악하다. 본교 학생들은 외부 갤러리 대관 없이 조예대 건물에서 졸업전시를 진행한다.

  졸업전시를 준비 중인 섬유예술전공 B씨는 “학교에서의 전시는 공간이 협소할 뿐 아니라 오후 7시만 되면 조명을 다 꺼버린다”며 “간단한 과제전이 아닌 졸업전시와 같이 외부 사람들을 초청하는 경우에는 다른 학교처럼 접근성과 시설이 좋은 외부 갤러리에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익대의 경우, 졸업패션쇼를 위해 학생들이 미대 건물이 아닌 외부 장소를 대관할 때 대관료를 일부 지원한다. 홍익대 패디과에 재학 중인 ㄱ씨는 “쇼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관비, 의자 대여비 등을 위해 학교에서 약 300만 원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한예종 조예과는 기존 실기실을 전시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예종 박정원(조예・17)씨는 “전시 공간이 넓어 다른 사람의 작품 배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전시가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에 비해 열악한 지원 상황에 대해 강 학장은 “부족한 시설 증축 문제를 학교 본부와 논의 중이며 엘리베이터 신설, 수면실 제공 등 지속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을 고안 중”이라며 “졸업전시를 ECC에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이 본인이 겪는 불편을 얼마든지 말해주면 좋겠다”며 “시간이 걸려도 최대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개선 의지를 밝혔다.

  한편, 조예대 학생회는 “1학기에 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모아 여름방학 때부터 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조예대 학장과의 면담 일정을 잡아 관련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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