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총장으로 김혜숙 교수(철학과)가 선출됐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추천한 총장후보 2명 중 김혜숙 교수를 새 총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미래라이프대 사태 및 정유라 부정입학 사건으로 최경희 전 총장이 사퇴한지 219일(26일 기준)만이다.

  김혜숙 신임 총장은 개교 이래 처음으로 모든 구성원이 참여한 직선제 선거에서 전 구성단위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25일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김 총장의 최종 득표율은 57.3%로, 상대 후보였던 국제학과 김은미 교수(42.7%)와 14.6%P 격차를 보였다. 교수, 직원, 학생, 동창 4개 구성단위에서 모두 과반의 득표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직원과 학생에게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환산표값을 적용한 득표수에서 김 총장의 직원단위 득표수는 94.122, 김은미 교수의 득표수는 40.824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학생단위 득표수는 각각 김 총장이 45.13704, 김은미 교수가 2.16931로 김 총장이 ‘몰표’ 수준의 지지를 얻었다. 앞서 24일 오후10시경 완료된 1차 투표에서도 김 총장은 최다득표를 기록했다. 개표 결과에 따르면 김혜숙 총장이 33.9%, 김은미 교수가 17.5%, 강혜련 교수가 17.4%, 이공주 교수가 16.3%를 득표했다.

  인문과학대 ㄱ교수는 “이화의 해묵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가 김혜숙 교수라고 많은 구성원들이 판단한 것 같다”며 “작년부터 그가 보여준 용기 있는 행동, 성과위주의 대학 운영이 아닌 대학 본연의 가치 회복을 강조하는 기조가 어필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역량과 소명감을 갖춘 좋은 참모들을 포진시켜 잘 해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소연(특교·15)씨는 “직선제 투표로 학내 민주주의의 열기가 가득 찬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번 결과를 통해 이화가 진정한 학문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변화의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26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2021년 2월 28일까지다. 취임식은 31일(수) 오전10시 대강당에서 열린다. 

  김혜숙 총장은 본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기독교학과에서 철학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 본교 교수로 부임한 뒤 스크랜튼대학 초대 학장, 인문학연구원 원장 등 보직을 지냈고 현재는 철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작년 시위기간에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으로서 학교 당국의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며 학생들의 ‘총장 퇴진’ 요구에 뜻을 같이했다. 작년 12월15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무장경찰이 본관에 진입한 동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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