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총장 당선 인터뷰

  제16대 총장으로 당선된 김혜숙 교수(철학과)를 26일 오전11시30분 학관의 철학연구소에서 직접 만나 당선 소감과 포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1차 투표, 결선 투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당선된 소감은 어떤가

  학생들이 표를 집중해줬다고 들었다. 총장으로 당선돼 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학생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비상사태인 만큼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당선됐기 때문에 기쁨보다는 책임감을 막중하게 느낀다.

  -본인의 어떤 점이 투표자들의 마음을 끌었다고 생각하는가

  본교가 달라져야 한다는 열망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구성원들이 미래라이프대학(미래대) 사태에서 내가 보여준 모습들을 신뢰해준 것 같다. 제16대 총장후보 추천 선거(총장 선거) 내내 그 신뢰를 잘 지켜내 당선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을 하나로 모으도록 노력하겠다.

  -학생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다. ‘학생이 세운 총장’이라는 이미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만큼 순수한 집단이 없다. 학생은 내가 총장이 된다고 직접적으로 얻는 이익이 없는 구성원이다.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고 순수하게 이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뽑아줬기 때문에 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구성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계획이 있는가

  이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모든 구성원이 똑같이 갖고 있을 것이다. 총장 선거에 나온 다른 입후보자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없는 힘도 합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책토론회에서 좋은 공약이 있다면 항상 적극적으로 취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으로 모든 입후보자를 직접 만나 학교 발전에 대해 논의하고, 필요한 공약이 있다면 수용할 것이다. 땅에 떨어진 본교의 명예를 회복하고 더 높은 성취를 얻기 위해 다른 입후보자와 연대해 구성원들의 지지를 얻어나갈 것이다. 

  -작년 미래대 사태로 소통 문제가 대두됐다. 각 구성단위별로 어떤 소통 방식을 취할 것인가

  교수협의회(교협) 회장일 때는 교협을 학칙 기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수평의회(교평)가 만들어진 지금은 공식적인 소통 기구로서 적극적으로 교평과 대화를 해나갈 것이다. 이와 별개로, 모든 교수와 직원을 하나하나 만나 대화할 예정이다. 

  특히 직원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실질적인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격의 없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싶다. 타운홀 미팅은 총장공관, 아령당 혹은 진관 식당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직접 구성원을 만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학생과는 SNS를 활용한 온라인 만남과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오프라인 만남을 모두 진행했으면 좋겠다. 5월은 인수인계와 취임으로 바쁠 것 같고, 다음 학기도 상반기까지는 배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올해 가을부터 적극적으로 방법을 논의해 추진하고 싶다.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인가

  보직자 인선 및 행정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인사 평가 제도를 점검해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과대학 별 문제점 파악이다. 대대적인 설문조사로 보다 나은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외에도 입후보자로서 내세웠던 공약들을 한 번 더 검토하면서 바로 실행 가능한 공약부터 실시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을 치유하는 일도 잊어선 안 된다. 학생들이 마음의 상처를 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교내 특별 상담실은 이미 가동 중이다. 내가 총장이 된 이상 학생들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돼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갖지 않아도 된다. 

  -인수인계와 보직자 배치 등 학교 정상화를 위해서는 어떤 계획이 있는가

  서류와 관련된 인수인계는 오늘(26일) 이뤄질 것이다. 이후 처장단 및 다른 보직자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새롭게 보직자를 구성할 때는,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던 익명 청원제나 정책 예고제 등을 통해 직원과 교수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수 있는 구조도 만들어갈 것이다.

  -어떤 총장으로 남고 싶은가

  나는 지금 이화 역사의 변곡점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변화의 시작에 서있는 것이다. 나의 목표는 내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내가 유명한 총장으로 남는 것보다 더 나은 총장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초석이 되고 싶다. 지금은 당면한 과제가 많아 어떤 거창한 사업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이화 거버넌스의 다음 세대를 이끌 젊은 인재를 양성해나가는 전통이 이어지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집단의 힘으로 국가에 대해서도 학교에 대해서도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이렇듯 힘을 모아 세계에서 어디에도 없는 대학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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