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삼촌이랑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삼촌이 투덜거렸던 것이 생각난다. 건축설계사인 삼촌은 해야 하는 일의 마감 기간을 맞추기 위해서 소위 말하는 '황금연휴' 기간에도 회사를 나와야한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모두가 황금연휴에 즐거운 것은 아니구나. 하긴 나 역시도 수업과 과제 때문에 못 쉬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황금연휴가 미치는 경제적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제주도와 강원도와 같은 국내 관광 지역의 호텔 예약률은 그 시기에 85%를 웃돈다고 한다. 여행사의 경우에는 패키지 상품이 3월에 이미 마감되어 더 이상 고객을 받지 못하는 '행복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황금연휴동안 국내 여행을 가던지 레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거나 황금연휴 등의 효과를 이야기할 때 '내수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말이 꼭 들어맞는 것 같다. 이렇게도 여행을 많이 가다니...정부의 기대처럼 우리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만 같다. 

  하지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실상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실제로 사람들이 국내외 여행을 가면서 소비하는 상품들은 대부분 ‘대기업’에서 만들어낸 것들이다. 여행 상품, 항공, 면세물품 등. 그리고 이런 연휴에 여행을 갔을 때는 대부분 호텔이나 리조트를 이용하는데, 이 역시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소비를 많이 하기는 하는데, 대부분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 서비스는 ‘대기업‘이라는 공룡의 배를 불리는 방식이다. 이것은 과연 진정으로 내수가 증가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영업, 영세 상인들의 매출 역시 증가되었다면 정말 내수가 살아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자영업자, 영세 상인들의 매출은 반 토막 났을 정도로 처참하다. 도심에서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학교와 회사가 올스톱하면서 매출이 뚝 떨어진 것이다. 

  정부가 이야기했던 내수 증가는 이런 것이 아닐 것이다. 황금연휴의 소비가 작은 경제 주체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서 모두 덕을 보는 것을 의미했을 것이다. 사실 이것을 누구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고, 국민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더 신중하게 소비해주세요!!’ 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물론 소비는 개인의 선택이고 그 선택 이면에는 자유가 전제되어있다. 하지만, 어떤 이는 큰 부에 부가 더해져서 더 부유해지고, 반면 작은 자본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아서 생계까지 힘들어지는 경제 구조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5월, 누구를 위한 황금연휴인지, 나 개인의 소비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들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