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20~29세 실업률은 5년간 실업률 중 최고치인 12.5%를 기록했다. 2012년 2월 8.3%던 실업률은 2013년 2월 9.0%, 2014년 2월 10.9%, 재작년 2월 11%, 작년 2월 12.5%로 꾸준히 증가했다.

  본교생들도 취업난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academyinfo.com)에 따르면 본교 취업률은 재작년까지 3년간 60%대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작년 취업률은 약 50.4%로 크게 떨어졌다. 취업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본교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은 어떤 고충을 갖고 있는지 들어봤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취준생들은 수도 없이 탈락하며 맘고생을 한다. 2년 반 동안 취업 준비를 한 10학번 ㄱ씨는 “지금까지 60~70 군데에 지원서를 넣었다”며 “열심히 취업을 준비해도 자꾸만 취업에 실패할 때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작년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한 12학번 ㄴ씨는 “스펙을 어디까지 쌓아야 할지 막연하고 아무리 준비해도 불안감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20군데 넘게 지원해 떨어졌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들의 자존감은 입사에 실패하며 낮아져 가고 있었다. 

  취준생들은 취업 준비가 장기화 되는 것을 가장 피하고 싶어 했다. ㄱ씨는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은 급해지는데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며 “나이가 있다보니 주변에서 언제 취업하는지 눈치를 주고 물어봐 힘들다”고 털어놨다. 언론고시를 준비 중인 13학번 ㅁ씨는 “눈앞에 보이는 성취는 없는데 막연한 희망을 가진 부모님의 얼굴을 볼 때 마음이 급해진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도 힘들지만 주변의 시선이나 기대가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취준생들은 어쩔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진다. ㅂ씨는 “소신껏 꿈만 좇기엔 주위에서 오는 압박감과 내 조바심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삶의 의욕이 이렇게 떨어진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하다 지쳐 현실과 타협하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ㄹ씨는 “취업 실패로 인해 마음이 다쳐 아무데나 취직하기를 바라진 않을까 제일 걱정”이라고 고백했다. 취준생들은 전부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자주 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준생들은 취업 준비를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취준생들이 원하는 자리는 구직자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이 자리를 두고 경쟁하기 위해 취준생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취업 준비로 보냈다. ㄱ씨는 “잠자거나 이동하는 시간, 생계유지를 위해 과외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취업 준비에 사용한다”고 말했다. ㄴ씨도 “하루의 6시간 이상을 취업 준비에 사용한다”며 “대부분 스펙을 위한 공부를 하거나 자소서를 쓰며 지낸다”고 밝혔다.

 취업 준비 장기화를 피하기 위해 중소기업으로 눈을 낮추려 해도 쉽지 않다.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12학번 ㅂ씨는 “일각에서는 대학 졸업자에게 눈을 낮추라고 하는데, 일반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비슷한 대우와 복지를 갖췄다면 대기업에 구직자가 몰리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준생들은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과 대우의 차이를 꼽았다. ㄷ씨는 “적은 임금으로는 후에 결혼하기도, 집을 구하기도 힘들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으로 몰린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자신의 기준에서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 주지 않아 취업을 꺼리는 것이다. 

  이들은 취업을 위해 하나라도 더 많은 경력을 쌓으려 노력하고 있다. 어학 시험을 보거나 관련 스터디를 하고, 대외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ㄴ씨는 “토익, JLPT, 컴퓨터활용능력 등의 인증 시험과 자격증을 준비했다”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생각해 남들과 차이점을 만들기 위해 아랍어를 공부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취준생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ㅁ씨는 “의지했던 선배들이 하나 둘 취업에 실패하는 것을 보면 무기력해 지지만 다시 준비해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힘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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