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검찰 압수수색이라는 이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130년 역사의 이화 평판에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로 인한 자괴감과 피해는 고스란히 이화인의 몫으로 남았다.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학내 구성원의 생각은 어떨까.

  많은 학내 구성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서현(커미·15)씨는 “이번 학사비리로 학문의 전당이 유린당하는 것 같다”며 “열심히 했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고 정유라씨의 부정입학을 보니 모든 게 허탈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유라(체육15)씨의 전공으로 예체능 학생에게 생기는 대중의 시선을 우려하기도 했다. 배현지(성악·14)씨는 “정씨가 특례로 입학했다는 결과는 치열하게 경쟁을 뚫고 온 학생들에게 맥 빠지는 소리”라고 말했다. 배성민(관현·14)씨 역시 “정씨의 부정입학으로 소수의 사람 때문에 돈 많은 애들이 예체능을 전공 한다고 매도되는 게 안타깝다”고 심정을 밝혔다.

  학생들은 배신감도 토로했다. ㄱ(특교·14)씨는 “정유라의 행실에 화가 나지만 교육부 특감이 발표 나기 전까지 정씨에 대한 특혜가 없었다고 단언하던 학교 측에 더 화가 난다”며 “깨끗하게 운영하고 원리원칙에 엄격한 학교라고 믿었는데 큰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명준 교수(융합콘텐츠학과)는 본교에서 일어난 부정입학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본교 입학처는 입시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특히 예체능 입시 관리를 잘해온 학교라는 평을 받았던 학교”였다며 “이번 정유라 입시 부정이 공정성을 지켜오던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대외 신뢰도를 추락시켰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본교에 정부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삭감을 검토하고 학사 비리에 연관된 교직원들에게 해임을 비롯한 중징계 등 신분상 조치를 취했다. 이가은(철학·15)씨는 “본교가 응당한 징계를 받는 것은 마땅하다”며 “최경희 전(前) 총장, 정유라를 포함한 학사 비리 연루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조사돼 진상 규명이 철저히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몇몇 학내 구성원은 교육부의 감사 결과 조치가 온당치 못한 판결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박씨는 “개인의 학칙 유린과 소수의 사람으로 인한 비리의 징계를 왜 학교 전체가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입학정원 감축과 사업비 삭감 자체는 비리 사건의 원인을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검찰의 본교 압수수색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학생들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서로(행정·13)씨는 “최 전 총장이 정씨 관련 특혜의혹 이후 사퇴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이제야 압수수색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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