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十匙一飯)

  [명사] 밥 열 술이 한 그릇이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 쉬움을 이르는 말.

  한 학생이 종종걸음으로 학생 식당으로 들어간다. 학생은 배식 줄에 서는 대신 조리실로 들어가 앞치마를 두르고 식판을 닦기 시작한다. “나의 공강 한 시간이 내 친구의 밥 한 끼로.” '십시일밥'은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시간의 공강 시간을 이용해 교내 학생 식당에서 일한 임금으로 식당의 식권을 구매해 교내에 형편이 어려운 학우들에게 전달한다.

  한양대 학내 동아리로 시작한 십시일밥은 '자투리 공강 시간을 활용해보자'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현재 이화여대를 포함한 전국 27개 대학교와 함께 활동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성장했다. 하루 중 가장 바쁜 점심시간에 추가 인력이 필요했던 학생식당과 공강 시간을 유용하게 쓰고 싶었던 학생들, 그리고 형편이 어려워 밥 한 끼 조차 먹기 어려웠던 학생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나눔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실제로 직접 십시일밥에 참여했던 본교 학생은 "원래 공강 시간은 카페나 열람실에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좀 더 보람차게 공강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십시일밥 활동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했으며, 또 다른 학생은 "한 시간 동안 땀 흘리며 바쁘게 식당 일을 하다 보니 학생 식당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께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 학교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십시일밥 덕분에 밥을 챙겨먹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라고 올라온 글을 보았을 때 뿌듯했어요."라고 밝히며 십시일밥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또한, 수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2.6%가 '식권으로 아낀 돈으로 자기 계발에 투자했다'라고 응답했고, 96%가 '나중에 도움받은 만큼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친구에게 한 끼를 대접하는 작은 나눔이지만, 이 한 끼가 모여 친구의 걱정을 덜고 자기 계발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도움을 받은 친구가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착한 나비 효과가 되는 것이다.

  비록 공강 한 시간이지만, 모두에게 작은 보람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십시일밥’. 힘든 일이 많았던 올해, 이번 겨울에는 친구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줄 수 있는 나의 공강 한 시간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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