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단대학(復旦大學)

  내가 상하이에 온지 벌써 3개월이 되어 간다. 아마 이젠 거의 현지인만큼 이곳의 시스템에 꽤 능숙해졌다. 출국하기 전 처음 타지 생활이라는 두려움에 떨었던 내 모습과는 달리 이젠 어떤 도시든 혼자서 척척 잘만 다닌다. 이곳에 오기 전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장기 조심해라’, ‘공기가 안 좋다는데 가서 괜찮겠니?’, ‘중국 많이 더럽다던데 거길 왜 가냐’ 등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나 또한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안전하고 청결해서 그럭저럭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

  내가 3개월간 겪어본 중국은 일단 교통이 굉장히 복잡하고 위험하다. 신호등의 존재 이유가 무색할 정도로 항상 차들과 오토바이, 자전거의 폭주로 도로는 마비가 되어버린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은 그 무질서 안에서 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처음엔 그 도로를 건너갈 엄두도 못 냈지만 이젠 건널 타이밍을 적절히 알아 잘만 다닌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중국 사람들이 건널 때 같이 건너면 절대 위험할 일이 없다.

  두 번째, 중국인들의 거리 개념과 한국인의 거리 개념은 전혀 다르다. 한국에서 근거리의 기준은 도보로 길어야 10분 정도라고 본다면 이곳의 근거리 기준은 도보로 20-25분 정도이다. 이곳에 온지 3일밖에 안되었을 때, 학교 근처 서점을 가려고 학교 경비아저씨에게 길을 물어본 적이 있는데 막상 바이두 지도에 찾아보니 걸어가는데 무려 2.8km나 되었다. 중국이 엄청나게 큰 나라라 그런지 현지인들에게 1.5km-2km정도는 별거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세 번째, 상하이를 비롯해 모든 중국의 지하철, 기차역, 박물관, 미술관은 공항에선 보안검색을 거치는 것과 같이 검색대를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다.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기는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경우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지하철에선 종종 안내원의 말을 무시하고 짐 검사를 거부하고 뛰어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네 번째, 상하이의 하루는 굉장히 빨리 끝난다. 상하이의 대표적 명소라고 할 수 있는 동방명주와 와이탄의 조명이 꺼지는 시간은 밤 10시이다. 뿐만 아니라 밤 10시 반 정도가 되면 지하철이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다. 밤11시가 버스의 막차시간이며 이때부터 택시 할증이 붙기 시작한다. 그래서 밤늦게 도시의 낭만을 즐기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집에 일찍 들어갈 수밖에 없다.

  다섯 번째, 이곳은 거의 모든 계산을 카드로 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알리페이, 위챗 페이로 모든 계산이 이루어진다. 알리페이와 웨이신 페이는 카드를 알리 페이앱 혹은 위챗 앱에 등록 비밀번호만 누르면 바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QR코드만 스캔하면 되기 때문에 카드결제보다 훨씬 간편하고 계좌 이체도 굉장히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특히 타오바오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인터파크 같은 큰 쇼핑몰이다.)는 알리페이와 연동이 되어 있어 물건을 쉽고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옷들이 비싸야 한화로 7000~8000원 정도이고 기본이 4000~5000원 정도이니 타오바오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 간 내가 겪은 중국은 정말 새롭고 놀라운 부분이 많았다. 시차가 한 시간밖에 안 나고 한국에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이지만 전혀 다른 면들이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욱더 깊은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 같다. 귀국일이 1달 반 정도 남은 시점에서 한국에선 더 이상 경험하지 못할 중국에서의 교환 생활이 벌써 아쉽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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