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시위는 끝났어도 각자의 자리에서 목소리 낼 것"

▲ 성명서를 낭독하고있는 학생들 김지현 기자 wlguswlgus32@ewhain.net

  학생들의 본관 퇴거일이 30일로 정해졌다. 23일 오후1시 본관 정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은 "점거농성은 해제됐지만, 장기화된 점거로 내부 청소 및 비품 정리에 시간이 소요된다고 판단했다"며 “30일까지 점진적으로 퇴거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고 이에 대해서는 학교 본부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본관 점거 해지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서도 발표됐다. 학생들은 “86일간 이어진 이화인들의 본관 점거농성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며 “본관 점거는 해제하나, 시위가 완전히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이화인들의 목소리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끝까지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심 어린 사과 ▲시위 참여자에 대한 불이익 금지 ▲수사 대상 학생에 대한 법률적 지원 ▲비리 의혹 명확한 해명 ▲학내 민주적 의사결정 제도 확립 등에 대해 요구했다.

  학생들은 최 전 총장과 학교 본부의 진심어린 사과도 촉구했다. 학생들은 “최 전 총장은 독선적인 행정과 1600명의 경찰 병력 투입에 대해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이화인들을 기만했다”며 “최 전 총장 및 학교 본부는 일방적인 자기변호와 변명을 거듭한 채 신체적, 정신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이화인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불거진 비리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도 요구했다. 최근 본교는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 딸 정모 씨에 관한 입학 및 학사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서있었다. 학생들은 “최 전 총장 및 학교 본부가 권력과 결탁한 비리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제대로 해명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결정된 최 전 총장의 사퇴는 꼬리자르기로 비리를 무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화인들은 매 순간 최고의 선택은 아닐지라도 최선의 선택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며 “달팽이와 같이 느린 발걸음을 딛는 이화인들을 믿고 이해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눈을 감고 귀를 닫는 불통의 리더가 다시는 이화를 이끌지 못하도록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본관 점거 해지 후에도 학생들은 11월3일(목) 교수와 함께 4차 총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4차 총시위에서는 특혜 논란의 해명, 총장 선출 방식의 민주화 등 후속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22일에는 교수, 교직원, 중앙운영위원회, 본관 점거 학생 중 일부가 참여해 사전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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