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학당 이사회 조만간 소집될 예정

▲ 19일 오후3시50분 박경미 교수(기독교학과)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mangolove0293@ewhain.net

 

  최경희 총장이 19일 오후2시 사임 의사를 밝힌 직후, 본교 사상 첫 교수 시위(교수시위)가 당초 예정대로 19일 오후3시30분 본관 정문에서 열렸다. 본교 교수 약 150명(본지추산)과 학생 약 5000명(경찰추산)은 본관부터 대강당까지 교수시위 행진을 이어갔다.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7월30일 최 총장의 경찰 병력 투입 책임 ▲최순실의 딸 정모씨의 부정입학 의혹 해명 ▲학내 민주적 의사소통 과정 확립을 촉구했다. 성명서 낭독을 한 박경미 교수(기독교학과)는 ”교수진은 총장의 졸속 행정과 공권력 행사에 분노한 교수진이 성명서를 통해 총장과 집행부를 비판했으나 총장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에 급급했다”며 “청와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의 딸 정모씨과 관련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이화정신에 위배되는 정도가 아니라 사법처리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일어난 근본적인 원인은 비민주적인 지배구조에 있다”며 이화 지배구조의 개선을 요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교수들은 본교의 정상화를 위해선 최 총장의 사임에만 그쳐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ㄱ교수는 “총장의 사임은 요구조건 중 하나일 뿐, 이외에 경찰병력 투입과 최순실 딸 정모씨를 둘러싼 의혹 해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본교가 정상화되려면 아직 해결할 것이 남았다고 생각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ㄴ교수 역시 “총장이 사퇴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았다”며 “경찰 학내 진입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점,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학생들의 안위 문제, 최근에 일어난 입학 특혜 및 학사운영의 비정상적인 현상들을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수 시위에 참여한 교수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한편, 최 총장이 최근 불거진 의혹에 대해서 명확하게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언론팀은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 총장의 사임을 받아들일 뿐 아니라 부정입학자의 입학 취소, 관련자 처벌 등 최 총장이 책임져야 할 사항을 확실히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서를 발표했다. ㄷ씨(커미·15)는 “교수님들이 처음으로 나서는 시위인 만큼 힘을 보태기 위해 참여했다”며 “사임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약 80일 동안의 고생에 대해 보상을 받은 것 같아 기뻤지만 정확히 해명되지 않은 의혹들에 대해 회피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ㄹ씨(사학·14)는 “사임 이후에도 사태에 대한 이화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반성과 대화로 학내 부조리한 구조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사회의 소집 날짜는 정확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조만간 소집될 예정이다. 기획처 홍보팀 이정희 팀장은 “이사회 회의 소집 후 사표 수리과정을 거치면 사임이 결정되지만, 정확한 날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본교 직제 제4조 3항에는 총장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학사담당 부총장이 그 직무를 대신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 팀장은 “직무 대행자에 대한 자세한 논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