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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그리고 21km/h
2016년 10월 10일 (월) 박지영(커미·15) -

  21살, 대학교 2학년의 끝자락. 대학생활도 벌써 반이나 흘렀고 앞으로 2년 남짓한 시간이 남아있는 때이다. 남들은 '좋을 때다', '맘껏 즐겨라'하며 부러워하던데 정작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아무 일 없는 하루를 보내다가도 가끔씩 울컥할 때가 있었다. 학교 공부에 아르바이트에 대외활동 자기계발까지,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데 힘이 들었다. 

  그러던 얼마전 컴퓨터 속이 케케묵혀놨던 폴더를 열어볼 기회가 있었다. 한 친구가 자기 동생이 대학 입학 원서를 넣는다며 자기소개서를 보여달라고 물어본 것이다. 더듬더듬 기억을 되집어 ?2014 수시준비? 폴더를 찾아냈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엔 수 십번 썼다 지웠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흔적들이 남아있더라. 그리고 그 중 가장 마지막 걸로 보이는 파일을 골라 열어본 순간 나는 그동안 참아왔던 서러움을 터뜨리고 말았다. 

  거기에는 이제 막 꿈을 꾸기 시작한 19살의 내가 있었다. 백지의 자기소개서엔 무엇을 써내려갈까, 깜빡이는 커서에도 설렜고 친구들과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상상하며 행복해하던 내가 있던 것이다. 그럼 지금의 나는? 하루에도 수 십번 마주하는 백지이지만 커서가 깜빡이는 것만 봐도 숨이 막힌다.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세상 시름은 혼자 다 지고 있는 것 마냥 행동한다. 2년 전 아름다운 희망으로 가득하던 아이는 어디로 가고 지금 내 앞엔 아이도,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이 애매한 어중뜨기만 있는걸까. 

  어른도, 그렇다고 아이도 아닌 어중뜨기. 나는 분명 어중뜨기였다. 아직 다 크지도 덜 크지도 않은. 어른이 되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그만큼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어른이 되고 싶었고 내가 어른이라고 믿었다. 그것만이 현실이고 지금 살고 있는 현재만이 전부라고 믿었다. 하지만 2년 전 19살의 나와 21살의 나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작은 세상에 갇혀가고 있더라.

  아이와 어른 사이에 있는 우리는 늘 고민한다. 어른이어야할까 아이어야할까.그 어느 한쪽을 택하라면 빨리 어른이 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지만 남들보다 빠르게 살며 앞서가려다 내 욕심에 지쳐버린 나는 깨달았다. 할 수 있는만큼, 딱 그 만큼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가끔은 학점 걱정 없이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일어나기도, 스펙따위는 걱정 말고 맘껏 노래하고 춤추며 먹고 마시자. 우리의 나이는 말하고 있다. 딱 그 만큼의 빠르기로만 걸어가도 된다고. 나는 이제부터라도 그 말을 믿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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