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국감)가 9월26일부터 진행 중인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최순실 씨의 딸과 관련해 본교 입학 및 학점취득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본교는 29일 이화 브리핑을 통해 해명했지만, 정치권은 물론 일부 학생들도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씨를 위한 본교의 입학 특혜 논란

  9월28일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야당은 최씨의 딸인 정모 씨(체육·15)가 2015년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과정을 추궁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씨가 작년에 이화여대 체육특기자로 입학했는데 때마침 그해 입학종목이 11개에서 23개로 확대돼 승마가 포함됐다”며 “체육특기자 합격생 중 추가된 종목의 합격자는 정씨 뿐이다”라고 말했다. 특정인 선발을 염두에 둔 종목확대가 아니었냐는 주장이다. 김민기 더민주 의원은 “이대가 최씨의 딸에게 특혜를 준 대가로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에 대거 선정된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본교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이화 브리핑을 통해서 “(정씨가 입학하기) 2년 전인 2013년에 확정된 모집요강에 따라 공정하게 선발했고, 입학사정 중에 제3자의 압력이나 청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엘리트급 선수의 지원확대를 위해서 대한체육회 산하 23개 종목으로 신입생 선발 종목을 확대한 것”이라며 “당시 확대된 개인 종목에는 승마, 복싱, 빙상, 사격, 스키, 양궁, 체조, 펜싱 등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어 본교 체육과학부는 2013년 5월 교수회의를 통해 체육특기자 입학종목 확대를 결정하고 입학처에 통보했다. 입학처는 대학교육협의회 기본사항에 제시된 교육부 지침에 따라 2013년 7월 발행한 본교 신입생 수시 모집요강에 2015학년도 입시에서 선발종목을 확대할 것을 예고했다. 

  남궁곤 입학처장은 “특정인 특혜입학에 대해선 추호의 의혹도 없으며 정씨가 체육특기자 지원자 중 좋은 점수를 취득했고 모집인원(6명)에 따라 승마 종목의 합격자가 한 명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수업결석, 학칙개정으로 학점 인정돼

  정씨의 출석 인정을 위한 학칙개정 및 학점 특혜 논란도 제기됐다. 노 의원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정씨가 해외 체류하며 학교 수업 불참 등으로 인해 제적 경고를 받자, 최씨가 이대를 방문해 학점 인정과 지도교수 교체를 요청했다”며 “이대가 이 때문에 지난 6월 학칙을 개정해 정씨를 구제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은 “‘개정한 내용은 올해 3월1일부터 적용한다’고 돼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학칙을 소급적용 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라고 비판했다.

  국감에서 거론된 본교 학칙은 지난 6월16일 신설·개정된 것으로 ‘국제대회, 연수, 훈련 등의 참가 시 담당교수에게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출석인정, 추가시험 실시 등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본교는 “특정인을 위한 학칙개정이 결코 아니다”라며 “교수 재량에 의해 실시돼 왔던 시험방식, 출석 인정 등의 관행을 일부 반영하면서, 도전학기제 운영으로 수업운영 및 평가방식이 다양해진 현실을 규정에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제대회나 훈련참가로 인한 출석문제는 2014년경부터 논의가 이뤄졌다”며 “그 후 교무처의 학칙개정 발의, 사전 공고, 교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올해 6월 공포됐다”고 말했다.
본교는 학칙 소급적용에 대해서도 “올해 1학기부터 실시된 도전학기제에도 적용하도록 하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장애학생 지원근거를 마련한 학칙개정의 경우처럼, 기존 학칙개정에서도 학생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사안은 시행일자를 소급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의 요구로 정씨의 지도교수가 바뀌었다는 의혹에 대해선 “올해 5월경 정씨의 지도교수로부터 지도교수 교체요청이 있었고, 이후 체육과학부 학과교수회의 논의 후 학부장이 지도교수를 맡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국 최씨의 딸을 둘러싼 모든 의혹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으로 우연의 일치라는 얘기다. 

△학생들 반응은 “미심쩍어”

  그러나 본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개운치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ㄱ씨(체육·15)는 “논란이 된 정씨와 이번 학기에 같은 수업을 듣고 있는데, 매번 출석 때 이름이 호명되기는 하지만 한 번도 출석한 적이 없다”며 “학부 정원이 60명 안팎이라 보통 서로를 알고 지내는데, 정씨는 같은 학번인데도 학교에서 거의 본 적이 없어 솔직히 그 애에 대해 다들 잘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종목 특기생으로 들어온 친구들이 국제대회 등으로 몇 주간 수업에 불참하는 경우는 봤지만, 정씨처럼 장기간 결석한 경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학칙개정 시기가 미심쩍다는 학생들도 있다. ㄴ씨(전자공·15)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최씨가 학교에 방문한 시기는 올해 4, 5월경인데, 이는 학칙 개정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시기와 맞물리는 것 같다”면서 “혹시 최씨의 방문이 학칙 개정과 상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의혹 논란은 60여일 넘게 이어지는 본교 시위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ㄷ씨(서양화·15)는 “정치권에서 학교 이름이 연일 오르내리면서 학교에 대한 불신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학교는 학칙 개정, 소급과정 등을 세세하고 명확하게 밝혀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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