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모인 학생, “학교가 언론을 호도해 학생을 폭력시위자로 몰아가”

▲ 1일 오후7시 본관에서 열린 2차 학생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명진 기자 myungjinlee@ewhain.net 

1일 오후6시10분 본관 정문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의 사법처리’ 발언에 대한 성명서 발표 및 언론사의 질의‧응답을 위한 이화인의 1차 언론 브리핑이, 7시15분 학교 측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 발표가 추가된 2차 언론브리핑이 열렸다.

 

학생들은 “총장과의 대화를 원하는 약 200명의 여학생을 1600명의 경찰병력이 폭력적으로 끌어내는 것은 명백한 폭력진압이며 과잉진압”이라며 “대화를 원하는 학생들을 경찰에 신고하는 사람이 우리들의 총장님이 맞는지 믿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1차 언론 브리핑은 ▲‘강신명 경찰청장의 사법처리’ 발언에 대한 성명서 발표 ▲언론사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으며 2차 언론 브리핑에는 학교 측 기자회견에 대한 이화인의 입장이 추가됐다.

 

△강 청장의 사법처리 발언, “평화적 시위를 매도하는 것”

 

언론 브리핑을 맡은 이화인은 강 청장의 사법처리 발언에 대해 “'감금', '처벌'등의 자극적인 표현으로 학생과 학교 사이의 평화적인 대화를 방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강 청장은 7월30일 본교 시위 사태에 대해 “학내 사안이라 하더라도 건물을 점거하고 교수와 교직원을 장시간 감금한 것은 엄연한 범법행위이기 때문에 채증 자료를 바탕으로 주동자 등에 대해서 빠른 시일 안에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학생들은 7월28일부터 지속된 본교생과 평의원의 대치 상황은 학교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소통창구가 전무했던 학생들이 평의원회 의결과정의 졸속 진행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학생들은 “회의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미래라이프대학 사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며 “학생들은 평의원들이 외부 연락, 식사 등을 할 수 있게끔 최대한 배려했으며 오히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오히려 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시위에는 경찰에서 찾으려고 노력하는 ‘주동자’가 없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우리는 누군가의 주도로 결집된 것이 아니라 소통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이화인들이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주동자이며, 경찰은 책임을 뒤집어씌울 인물을 우리 가운데에서 특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희 총장의 긴급 기자회견 직후, 반박하는 기자회견 가져

 

최 총장은 학생들과 대화를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학생들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학생들은 “‘총장님 보고싶어요’라고 외치며 모여 있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학교 측에서 주장하는 대화란 똑같은 입장을 되풀이하는 의미 없는 발언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교수를 감금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했다는 주장에는 1000명이 넘는 경찰 병력을 마주한 학생들이 느꼈던 공포가 더 클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이어진 언론사 추가 질의응답

 

Q : 28일부터 감금돼 있었다고 주장한 교수들 명단은 어떻게 되나

A : 교무처장 서혁 교수, 신영수 교수, 최은봉 교수, 김대인 교수

 

Q : 사실상 감금 상태였다는 교수들 주장에 대한 학생 입장은 무엇인가

A : 감금이 아니라 불통으로 일관하는 학교에 소통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저항이었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은 처음부터 ‘학생들과 대화해 달라’,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는 것이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철저히 묵살하는 학교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평의원회의를 막는 것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학생들이 모여서 회의가 열리지 못하도록 저항하며 학생들과의 대화를 요구했던 것이다. 그 안에서 그들은 대화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고, 우리는 그저 그들을 붙잡고 우리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불러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만약 어떤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시위 장소에서 일찍부터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던 경찰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의 피해자며 경찰의 폭력 진압의 피해자이다. 이에 대해 감금 운운하며 학교가 언론을 호도해 학생들을 폭력시위자로 몰아가고 있다.

 

Q : 오늘 기자회견 이후 일정 및 내일 일정이 어떻게 되나

A : 결정 된 사항이 없다. 평화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Q : 현재 본관 안에 있는 학생 수는 몇 명이고, 주로 어디에 많이 모여 있는가

A : 학생들의 자발적 평화시위다보니,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800명 정도로 변동이 있다. 학생들은 본관 전체를 이용하고 있다.

 

Q : 경찰 과잉 진압이라는 정황을 알고 싶다. 시위 중 다친 학생의 부상 정도, 부상 일시 및 장소, 부상자 수, 부상을 입게 된 경위 등이 어떻게 되는가

A : 30일에는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10여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신체적 상해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충격을 받은 많은 학생들이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기도 했다. 31일에는 폭염에 지친 학생이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Q : 본관 내부의 열악한 정도는 어느 수준인가. 에어컨은 나오는지, 실신한 학생이 발생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례가 있는가

A : 총무처에 연락을 해 봤지만 학교는 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았다. 학생들은 가장 더운 한 여름날의 4박 5일을 몇 대의 선풍기에만 의존해 버티고 있었다. 그 결과 한 학생이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Q : “이화여대 감금 행위 주동자들을 엄정히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힌 경찰 입장에 대한 학생들의 공식 입장은 무엇인가

A : 곧 3차 공식 성명서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Q : 앞으로 점거농성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이 있는가

A : 학교 측과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때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Q : 외부인 출입을 허가할 생각은 없는가

A : 학생들의 안전과 초상권 보호 등을 위해 본관 내 외부인 출입은 통제한다

 

Q : 기자들에 한해 내부를 한시적으로 공개할 생각이 없는가

A : 위의 답변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공개는 불가능하다

 

Q : SAVE OUR EWHA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모임인가

A : 총학생회와 관련 없는 학생들의 자발적 운영 페이지다.

 

Q : 억류됐던 교수 등 평의원들의 인권 모욕 주장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A : 우리는 인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

 

Q : 오늘 오후 2시 전국대학생 총연합회 기자회견 취소 이유는 무엇인가

A : 우리는 다른 외부적 개입으로, 당초 요청한 학교 측과의 대화와 미래라이프대학 신설계획 폐지에 대한 내용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원지 않았다. 사전에 우리와 협의 없이 계획된 기자회견의 자제를 부탁했다.

 

Q : 기자가 본관 출입을 못하고 있는데, 본관 1층은 어떤 상황, 학생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몇 명 정도가 반대 서명에 동참했는지 궁금하다

A : 현재 반대 서명운동은 2만 명이 넘은 상황이다. 본관 내부는 학생들의 안전과 초상권 보호를 위해 기자의 출입이 현재 불가한 상태다.

 

Q : 사업 시행이 2017년도 인데, 이 결정이 7월 15일 경 결정된 걸로 알고 있다. 교수들은 이전부터 이 사업 시행을 알고 있었다는데, 학생들은 최근에야 알게 된 것인가. 그 과정은 학교의 일방적 통보였는가.

A : 일부 교수들의 말에 따르면 사전에 고지된바가 없다고 한다. 학생들도 최근 학칙 개정안을 보고 알게 된 것이다.

 

Q : 총장이 학생들이 아닌 기자를 먼저 상대로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은 없는가

A : 우리와의 소통보다 대외적인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아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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