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2시 ECC 이삼봉홀에서 '윤후정 통일포럼' 열려

▲ 19일 오후2시 ECC이삼봉홀에서 '통일과 여성 II : 기억, 소통, 미래'를 주제로 제3회 윤후정 통일포럼이 열렸다. 이명진 기자 myungjinlee@ewhain.net

‘우리는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으로서 통일을 위해 열망을 가지고 준비해야 합니다.’


19일 오후2시 ECC 이삼봉홀에서 ‘통일과 여성Ⅱ : 기억, 소통, 미래’를 주제로 제3회 윤후정 통일포럼이 개최됐다. 윤후정 통일포럼 운영위원회가 주최하고, 본교 통일학연구원이 주관하는 이번 포럼에는 김선욱 전(前) 총장, 서울대 박세일 명예교수, 베를린 자유대 이은정 한국학 연구소장 등이 연사로 초청됐다. 재학생과 일반인 약 190명이 포럼에 참석해 앞으로의 통일 과제와 여성의 역할 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 앞서 축사 및 기조발제 등의 개회식이 진행됐다. 최경희 총장은 개회사에서 “윤후정 전(前) 총장은 통일할 수 없을 것 같던 순간에도 항상 도전 정신을 일깨워 통일에 대한 시대적 사명을 환기했다”며 “모든 참석자가 통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라 생각하며, 이 자리가 대한민국의 온전한 합일을 위한 새로운 지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후정 통일 포럼은 우리나라 최초 여성 헌법학자이자 본교 제10대 총장을 역임한 윤후정 명예총장이 ‘분단 극복’을 위해 2013년부터 전 재산을 기부하면서 시작된 논의의 장이다. 포럼은 재작년에 1회 ‘한반도의 통일, 동북아의 평화’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2회 ‘광복 70년, 분단 70년 : 통일과 여성’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2회의 주제를 이어 남북의 분단을 기억하고 젊은층과 소통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미의 ‘기억, 소통, 미래’ 포럼이 열렸다. 


박세일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시나리오로 설명하며 통일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통일에 실패하면 북한에선 중국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이는 곧 동아시아의 냉전으로 이어져 한국은 ‘삼류 분단국가’로 추락한다는 것이다. 반면, 통일을 이룩한다면 새로운 경제 시장이 등장하고, 21세기 번영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 덧붙였다. 동시에 박 교수는 한반도가 세계에서 동아시아의 경제공동체, 안보협력체 중심국가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박 교수는 통일을 위한 조건을 제안하며 통일에 대한 국민의 의지를 당부했다. 박 교수는 “중국이 탈북자들을 위한 정책 및 도움을 통해 북한이 개입할 조짐이 계속될 경우, 중국의 합법적 개입이 가능해져 통일이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개입을 막는 것이 시급하며 우리나라가 북한에 대해 ‘친한(親韓) 통일세력’을구축해 통일 후 북한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안정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2부에서는 김선욱 전 총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박 교수, 윤영관 전(前) 외교통상부 장관, 베를린 자유대 이은정 한국학 연구소장, 현인애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에 패널로 참여했다.


이 소장은 1990년 동독과 서독의 통일을 무산시킬 뻔한 여성 관련 제도를 설명했다. 그는 남한과 북한의 정치 및 제도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동독과 서독이 통일 준비를 미리 했지만 막상 통일을 앞두고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며 “우리도 북한의 여성 관련 제도나 체제가 어떤지 또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외교 등의 거시적인 구조를 ‘원심력’에, 통일의 주체가 되는 한국과 북한의 관계 및 화합을 ‘구심력’에 비유해 통일 준비 과정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의 갈등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자주 일어났는데 이러한 세력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한반도의 분단을 유지하려는 양상이 원심력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 외교정책만으로 원심력을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지도자와 국민의 통일에 대한 염원과 민족 화합과 같은 구심력의 강화가 중요하다”며 “여성의 감성적인 소통능력이 남과 북의 구심력 역할을 하며, 통일로 가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와 10년 넘게 북한에 대해 연구한 현 연구위원은 통일에 있어 남북의 주인의식과 여성 능력 발현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남한이 주체성을 가지고 통일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여성도 남자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발현시킬 수 있는데 그 장(場)이 미약하다”며 “여성의 의식변화와 적응력이 빠르므로 이런 여성의 모습이 통일에 큰 도움이 되도록 연구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자와 패널 간의 질의 응답시간이 포럼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주랑(국어국문학 전공 박사 과정)씨는 분단의 원인과 책임에 대한 패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윤 전 장관은 “한반도는 소련과 미국의 적대적 관계가 나타나는 장이 된 상황에서 3·8선을 기준으로 북한에는 소련 세력이 성장하고 남한 역시 단독정부를 세워 분단이 고착화 됐다”며 “개인적으로 우리 민족의 구심력이 미약해 결정적인 순간에 통일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답했다.


윤 명예총장은 마무리 인사로 “이번 토론에서 실속있고 더욱 시원한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본교는 인문, 사회, 예체능은 물론 법학, 경영, 공학 등 전 분야에 전문성을 두루 갖춰 조국의 비극과 아픔을 치유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포럼에 참여한 황수현(정외·14)씨는 “이번 토론에서 여성에 국한하지 않고 통일에 대한 여성적 인식의 변화부터 독일의 사례,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와 관점을 들을 수 있었다”며 “포럼을 들으며 우리나라의 여성 현주소가 통일의 과정에서 어떤 요인으로 작용할지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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