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입시정보포털(대입) 사이트 ‘어디가(adiga·Admission Information Guide for All)’(adiga.kr)를 3월25일 개설하면서 대학교 입시 결과 정보 공개에 대한 교육부, 대학교,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어디가는 교육부와 대교협의 주도로 4년제 대학 198개, 전문대학 137개의 입시 결과, 전형 정보 등 입시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홈페이지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학생들이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대학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입시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만들어졌다. 

  현재 어디가는 대학교의 취업률과 장학금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와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입시용어사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대학별 입시 결과는 입력되지 않아 지원 가능한 대학과 점수를 예측하는 서비스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의 대입 결과 정보 공개를 독려하기 위해 정보 공개시 예산 책정에 이점을 주겠다고 밝혔다. 정보 공개 여부는 대학 예산 지원 평가 기준 중 ‘대입 전형 안내 노력’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평가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교육부 유상석 사무관은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진학 결과를 제공하지 않아도 대학교에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며 “대학 측이 협조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지원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본교 남궁곤 입학처장은 교육부 주관의 대학 입시 정보 공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전년도 입결 공개에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궁 처장은 “대학 진학 결과로 학과와 학교를 줄 세우는 것은 사교육이 주도해왔는데 국가가 이 폐해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5월까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부와 대교협과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입시 결과가 제시되면 정보가 오히려 사교육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보 공개를 통해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진학 상담 정보가 사교육에 힘을 실어주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남궁 처장은 “사교육 시설이 정보를 악용할 때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전했다”며 “취지 자체는 좋지만 우려점이 분명해 충분한 대화를 통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어디가의 개설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한계성을 진단하기도 했다. 김안나 교수(교육학과)는 “대입정보사이트의 전제 조건은 정보의 정확성”이라며 “학생부 선발 비중이 느는 추세에서 다양한 학생활동을 평가하는 부분은 정보공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제영 교수(교육학과)는 “직전년도 합격 점수 외에도 수년간의 합격 점수를 함께 공개하거나 다양한 진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서열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대입정보포털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입시 결과 정보 공개에 대해 본교생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가은(교공·15)씨는 “입시 결과의 하위 70%~90%를 공개한다고 했는데 대학 서열화의 관점에서 볼 때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입시결과 공개에 반영 비율 등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학교도 학생도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현(사과·16)씨는 “사교육이나 입시 컨설팅을 하고 싶어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 학생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라며 “기존에 나와 있는 입시 관련 서적과 차별점을 만들어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들의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교사들은 문제점보다 장점을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시 서초구 동덕여고 장유희 교사는 “이미 대학 서열화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어 이 사이트가 대학 서열화를 조장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영덕고 송영주 교사는 “종합적으로 한눈에 내 위치를 알아볼 기회가 생기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본인의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생들은 사이트 개설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냈다. 백건우(19·남·경기도 고양시)씨는 “각종 입시 전문 사이트에서 유료로 제공되는 상위 자료들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 접근성이 좋아질 것 같다”며 “실시간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공부 전략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임경민(18·여·경기도 수원시)양은 “입시 정보를 미리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좋겠지만, 대학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가 편성될까 우려돼 해당 정보를 온전히 믿어야 할지 말지 걱정된다”는 불안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부모의 평가도 걱정과 환영이 공존한다. 김귀숙(50·여·경기도 수원시)씨는 “교사의 입시 상담, 대학 입시 책자, 사설 컨설팅 등은 필요할 때마다 이용할 수는 없다”며 “정확도가 보장된다면 어디가 사이트가 자녀의 입시 준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안미영(45·여·서울시 강남구)씨는 “입시 결과가 제공되더라도 복잡한 입시 환경을 파악하기 힘든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을 멈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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