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간 융합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대학교육에도 융합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본교는 인문·기술의 융합과 더불어 실무교육을 추진하는 융합콘텐츠학과와 TELOS 트랙을 새롭게 개설했다. 또 문과생의 취업을 돕기 위해 등장한 무동학교가 등장하기도 했다.

인문·예술·기술을 융합한 융합콘텐츠학과

  융합콘텐츠학과에서는 인문과 예술, 기술을 융·복합한 융합콘텐츠의 창작을 연구한다. 올해 신산업융합대학의 학부가 신설돼 인문계 15명, 자연계 8명이 첫 학부생으로 입학했다. 융합콘텐츠학과는 인문학과 디자인 및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를 융합한 교육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융합콘텐츠학과는 스토리텔링과 게임학을 응용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공하는 방법론에 집중한다. 컴퓨팅 기술이 사람의 일 전반에 침투하게 된 오늘날, 융합콘텐츠학과는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문-기술 간 융합을 제시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인문-기술 융합의 대표적 사례로, 인문학에서 발전한 서사학을 공학에서 연구하는 인공지능과 결합해 영상 콘텐츠를 창작한다.

  인문과 기술 융합을 지향하는 융합콘텐츠학과의 교육과정은 산학협력 과제를 수행하는 등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제작 중심으로 이뤄진다. 인문학, 경영학, 예술학, 공학의 세부전공을 결합해 가르치는 학제 간 연구교육기관으로서 현장 중심 교육을 실시한다. 산업체들과 인턴십 및 산학 연계교육 등을 체결하고, 사업현장과 직접 연결되는 고급 전문 인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융합콘텐츠학과 1학년 학부생들은 ▲디지털스토리텔링 개론 ▲융합콘텐츠의 이해 ▲미디어와 문화사업 ▲미디어 리터러시 과목을 배운다. 졸업 후 진출하는 직업군에는 게임기획자, 드라마 작가, 콘텐츠 기획자, IT서비스 기획자 등이 있다.

  융합콘텐츠학과 관계자는 “융합콘텐츠 분야에서는 컴퓨팅의 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직업들이 지속해서 생겨나고 있다”며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 IT 분야의 프로그래머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서비스 콘텐츠 기획까지 가능한 융합적인 인재들을 양성하면 취업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내용 심화하고 타 전공과 융합한 텔로스(TELOS) 트랙

  텔로스 트랙은 전공별로 학생들이 희망하는 진로에 맞춰 필요한 적성과 능력을 계발하는 교육과정이다. 각 해당 학과의 교과 내용을 심화 또는 타 영역과 융합하는 것이다. 학부생이 자신의 전공에서 운영되는 트랙 중 원하는 트랙을 신청해 최소 18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인증서가 부여된다.

  텔로스의 각 트랙은 다섯 가지 인재상(▲지식탐구형(T) ▲산학연계형(E) ▲글로벌리더형(L) ▲개방융합형(O) ▲자기설계형(S))으로 구성된다. 트랙은 구체적인 진로에 필요한 지식과 실무 역량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는 21개 과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앞으로 모든 학과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영어영문학과(영문과)는 인문학과 기술과학의 융합적 교육으로 고부가가치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네 가지 트랙을 계발했다. 각 트랙은 영문과 내 영화 및 드라마 등 관련 과목을 이수하도록 하고, 컴퓨터, 통계, 디지털 미디어 등 타전공 과목을 융합적으로 배우도록 설계됐다. 디지털 문화콘텐츠 개발, 첨단 벤처 문화사업 등이 진로로 제시된다.

  기독교학부 목회상담사 트랙은 심리학과 연계한 ‘목회 상담학의 이론과 실제’ 수업을 통해 상담심리에 대한 기초적 지식과 실무기술을 가르친다. 기독교 전통의 관계적 지혜를 갖추도록 도우며 상담실습을 진행한다. 목회상담사 트랙은 진출 분야를 목회상담사, 기독교상담사, 임상심리사, 아동·청소년 상담사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텔로스 전공교육 분과장 오영찬 교수(사회과교육과)는 “미래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핵심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자기 주도적인 핵심역량의 강화는 자연스럽게 취업을 비롯한 사회 진출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과생 취업 위해 이공계열 실무교육하는 무동학교

  무동학교는 취업이 어려운 문과생을 위해 문을 연 ‘멘토학교’다. 문과계열 출신의 대학졸업자와 재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한 교육을 한다. 무동학교 교장으로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교감으로 민경중 전 CBS 보도국장 등 전문가들이 18주간 36회 강의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생명과학의 미래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등이 커리큘럼이다. 문과 출신으로 기업현장에서 뛰고 있는 선배 직업인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토크쇼-즉문즉설’, 기업탐방 등 현장활동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무동학교 운영진은 전·현직 언론인, 법조인, 출판인 등으로 대부분 문과출신이다. 운영진은 재능기부로 직접 강의하며 인생 조언을 하는 ‘멘토’로서 참여한다. 민 교감은 “‘유독 취업이 힘든 냉대 속에 방치된 문과 졸업생에게 관심을 가져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문과 졸업생에게 무동을 태워 더 멀리 나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 무동학교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 교감은 “제3의 물결과 제4의 산업사회가 도래하면서 이공계 출신만이 우대받고 인문학은 쓸모없는 학문처럼 취급받는다”며 “취업시장에서 외면받는 문과 출신들이 이과적 마인드를 키워 통섭에 강하며 실용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인재로 키워나가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무동학교는 문과 출신, 인문·사회 계열 출신 이외에 이공계 출신들은 받지 않는다. 갓 졸업해 아직 취업하지 못하거나, 지방대 출신 혹은 여성 등 취업시장에서 불리한 이들을 환영한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중인 4학년 재학생들도 입학 대상이다.

  학문 간 융합이 추세로 떠오르는 현상에 대해 오영찬 교수는 “지식 정보화 사회가 고도로 발달하고 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과거 전통적인 학문체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 간의 융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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