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University of Strasbourg)

  프랑스 교환학생으로 지낸 지 벌써 3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유 없이 프랑스를 동경하던 나는 학과 교환학생의 기회가 생겨 망설임 없이 프랑스 파견을 지원하였다. 그리고 작년 8월말 스트라스부르의 EM Strasbourg라는 경영전문대학으로의 파견이 결정되었고 한 학기 동안의 교환학생 생활을 시작했다.  1월 초로 예정됐던 EM의 학기 일정에 맞추느라 12월 중순 본교 학기가 끝난 뒤 정신 없이 준비를 마치고 이 곳에 도착했다.

  처음 교환학생이 시작된 1월에는 평소에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날씨까지 늘 우중충해서 적응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이전에 교환학생에 파견되었던 사람들은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는데 나만 우울하게 지내는 것 같아 혼자서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EM에서 제공하는 불어 수업을 들으며 실력이 조금 늘고 오락가락하는 날씨에도 조금씩 익숙해지니 교환학생으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을 하나 둘씩 찾을 수 있었다.

  파견되어 가장 좋은 점은 성적에 대한 고민이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점수에 상관 없이 흥미로운 수업을 열심히 듣고 좋은 성적까지 받았을 때 느꼈던 기분은 좋은 성적만을 위해 공부했던 이전의 수업들에서 느꼈던 것들과는 달랐다. 성적을 온전히 배제하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어서 마음이 정말 편안하고 성취감도 더 높았다.

  또한 처음 부모님, 친구들과 떨어져 해외에 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수세미가 떨어져 아래층 방 창문에 걸려 있던 것부터 여행에서 비행기가 취소됐던 일까지 크고 작은 일들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해결해야 했다.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전까지 나와 상관이 없는 것 같았던 자립심이 길러지고 있음을 느꼈다.

  물론 프랑스에 도착하여 실망한 부분들도 있었다. 중, 고등학교 때부터 철학을 수학하고 대학에서 활발히 자신의 의견을 내고 학문을 연구한다던 프랑스 학생을 기대했던 나는 수업시간에 무한정으로 떠들고 딴짓을 하는 프랑스 학생들을 처음 보고는 큰 충격에 빠졌다. 또, 파견교에 오기 전 파리 여행에서 거스름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눈물 젖은 베개와 함께 프랑스에서의 첫날을 보내기도 했다. 약 3개월 정도 지난 지금 사람 사는 곳은 의외로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세상 어느 곳을 가든 마냥 좋은 곳은 없다는 것을 조금 늦게 깨달았지만 전혀 다른 곳에서 몇 개월을 살아보면서 모르던 문화를 경험해본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다. 교환파견 지원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파견을 꼭 추천하고 싶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행복을 느끼며 한 층 자라나는 자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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