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 끊임없이 써내려 갈 투쟁의 역사
여성의 날, 끊임없이 써내려 갈 투쟁의 역사
  • 김혜린(국문·14)
  • 승인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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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또한 이 날은 수많은 여성들이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역사가 이뤄낸 결과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여성이 살기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주었지만, 2016년의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설 자리는 여전히 위태롭기만 하다. 

  여성의 날을 맞이해 온갖 매체에서 쏟아낸 통계 숫자들만 봐도 한국 여성들의 위태로운 지위를 알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SNS를 통해 공개한 그래픽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국가별 남녀임금격차 현황(2014 기준)은 36.7%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차지한 국가가 26.6%, OECD국들의 평균이 15.5%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가히 압도적인 수치이다. 이는 즉 남성의 임금이 100만원일 때 여성은 63만 3000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3월8일 발표한 OECD국들의 ‘유리천장 지수’를 봐도 대한민국은 OECD국 평균인 56점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25점이라는 점수로 꼴지를 차지했다. 

  수치가 와 닿지 않는다면, 좀 더 현실적인 사례를 생각해볼 수 있다. 3월 8일 SBS 뉴스에서는 소주로 유명한 지방의 한 주류회사가 결혼한 여성의 퇴사를 종용했다는 사례가 방영됐다. 2011년 입사해 여사원 최초로 주임으로 승진할 정도로 인정받던 인재였지만, 그녀가 결혼을 발표한 이후 ‘여사원이 결혼하면 퇴사하는 것이 관례이다’,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퇴사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또한 ‘결혼해서 애만 하나 낳는 순간에 화장실 가서 눈물 짜고 있다.’, ‘유축기 들고 들어가서 화장실에서 짜고 앉았다.’ 등의 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었다.

  남성에 못지않은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사회적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여전히 어려운 사회. 여성을 일과 가정이라는 선택의 기로로 내모는 사회. 이것이 수치와 사례로 보이는 2016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의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이러한 대한민국에서 ‘여성 대학’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집단에 소속된 우리는 수치와 사례로만 보이던 여성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감정과 편견을 정면에서 마주하곤 한다. SNS나 각종 사이트에서 ‘이화여자대학교’는 그 상징성만으로도 왜곡된 프레임의 대상이 되고, 이 ‘여성 집단’에 속한 우리는 앞으로도 이러한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화의 선배는 편견을 이겨내는 힘이 오히려 특혜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 말을 반증이라도 하듯 수많은 선배들이 편견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여성 최초’를 이뤄냈다. 이 힘은 단지 이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가진 편견에 맞서는 힘은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박힌 여성에 대한 인식을 공론화시키기에 이르렀다. 부당한 퇴사를 종용당한 여성은 회사를 상대로 법적인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일하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처사에 대한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이 여론은 곧 부당한 처사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 낸다.

  여성 인권을 위한 수많은 노력의 역사가 세계 여성의 날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우리는 또 한 번 여성에 대한 대한민국의 그릇된 인식을 깨부수는 역사를 만들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