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하다가 ‘서울대 나온 사람이 쓴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봤다. 게시물은 서울대를 나온 사람이 자신의 삶에 대해 얘기한 글이었는데, 그 내용이 놀라울 정도로 나와 많이 닮아있어 정말 인상 깊었다. 고등학교에서 서울대 의과대학을 진학할 것이라고 촉망받던 사람이 수능에서 미끄러져서 재수를 한 얘기, 재수를 했지만 자존심에 타대학 의대를 진학하지 않고 서울대 자연대에 갔다는 얘기, 대학선배와 이상한 첫 연애를 한 얘기, 자기고집으로 고시공부를 하다가 떨어져서 그렇게 듣기 싫었던 부모님의 말씀대로 교직공부를 한 얘기, 그리고 결국엔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평범한 스펙의 남자를 만나 매일 아침밥을 차려주며 살고있다는 자조적인 어투의 얘기였다. 

  이 글이 자작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나는 이 글이 꼭 내가 쓴 글인 것 같아서 뜨끔했다. 그리고 이 글의 반응 중에서도 가장 내 마음에 와닿았던 반응은 “특별한 사람이기를 원했으면 행동을 해야했다. 이 사람은 자신이 남들보다 특별하다는 자의식에만 빠져있으며 행동은 하지 않고, 항상 부모나 남편 등 남 탓만 하며 사는 미성숙한 사람이다”라는 반응이었다. 아직 대학교 3학년밖에 안되긴 했지만 내가 정말 이 사람처럼 미성숙하게 살아왔던건 아닐까? 반성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은 어떤 부분에서 남들보다 자신의 특별함을 믿고 살아간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믿음이 강하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중 다수가 대통령, 외교관이나 판사였던 것 같고, 이런 걸 다른 말로 순수하다고 하나보다. 하지만, 사회로 나아갈수록, 특별하다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점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이 특별하다고 믿는 정도에 부응할 만큼의 노력을 나는 하고 있는가? 과도한 자의식에 취해있는 건 아닐까? 혹시 내가 그 정도로 노력을 하지 않아놓고 남 탓, 특히 부모님탓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자신이 원하는 특별한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설정하고, 그 모습에 도달하기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하고 '행동'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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