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배치표 위치 경쟁에서 벗어나야 할 때···본교 이미지는 학생들 성과로 만들어 나가야"
"지금은 배치표 위치 경쟁에서 벗어나야 할 때···본교 이미지는 학생들 성과로 만들어 나가야"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5.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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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곤 입학처장 인터뷰
▲ 남궁곤 입학처장

△본교 입시결과(입결)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
-학생들이 입결과 관련해 많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학생들의 불만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일부 인터넷 공간에서 이화를 폄하하는 일이 빈번하고 일부 학원이 사실을 왜곡한 배치표를 발행하는 점이다. 둘째로 학교 당국이 이러한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번 인터뷰가 학생들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솔직하게 소통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일부 타대는 보통 상위 80~90%의 정시 입시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본교는 입시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본교는 입결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상에 공개하지 않는 것일 뿐, 본교 입결은 진학부장 간담회와 학부모 간담회에서 상세하게 공개한다. 입결을 알아야 할 고등학교 교사들은 본교의 입결을 모두 알고 있다.
상위 80~90%의 성적을 공개하면 본교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학교를 따라 인터넷상에 입결을 공개하면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문대인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모두 입결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본교 역시 입결을 공개할 만한 사람에게만 공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본교가 입결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자료가 없어 온라인상에서 본교 입결이 실제 성적보다 낮게 평가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얼마 전 한 재학생이 학생들의 수능 성적표를 공개하는 ‘입결 인스타그램’을 신설했다
잘 알고 있다. 입결 인스타그램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뒤에서 열심히 박수치고 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학교 공식기관인 입학처가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비난하는 사람은 없지만, 학교가 개입해 일을 진행한다면 학생들의 자발성이 훼손될 수 있고, 공격받기 쉽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입결과 대외이미지에 대한 의견을 학교에 전달하고자 할 때 입학처와 홍보팀을 구분하기 어려워한다
학생들이 입학처와 기획처 홍보팀의 업무를 구분해야 할 책임과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그 업무를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학생들이 본교 홍보나 입결과 관련해 불만이 있거나 건의사항이 있을 때 용건을 밝히면 어디든지 충분히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입학처는 항상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고 얼마든지 도와줄 방법을 찾고 싶다. 앞으로 불만이나 건의사항이 있을 때 어디든 와서 용건을 밝히면 충분히 대응해주고 적극적으로 돕겠다.

△학생들의 자발적 움직임…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응원
-선물 배부를 기획한 학생들이 학교 측에 후원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고 들었다
모금을 받아 수험생들에게 선물을 나눠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입학처는 선물 배부와 관련한 문의 전화를 받지 못했고 정식으로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학생들이 선물 배부와 같은 일을 진행한다면 도와줄 의사는 충분하니 와서 정식으로 의사를 밝히고 요청하면 좋겠다.

-입학처는 수험생에게 어떤 방식으로 선물을 주는가
입학처 예산은 세 가지가 있는데 국가가 주는 고교정상화 사업비, 전형료, 학교 예산이다. 이 중 국가 예산과 전형료는 교육부 감사를 받아 선물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 교육부가 예산으로 살 수 있게 허락하는 것은 논술고사를 볼 때 사용하는 필기구다. 그래서 본교는 논술고사를 보러 온 학생들에게 볼펜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간식을 나눠준다고도 하는데, 사실 우리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먹을 것을 제공하는 것은 수험생이 탈이 날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

-수시 선물과 같이 학생들이 직접 이화의 이미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입결 인스타그램과 마찬가지로 적극 장려하고 응원한다. 공식적으로 학교가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힘들면 입학처에 와서 상담하고 고민을 얘기하면 도와줄 방법을 얼마든지 찾아보겠다.

△본교 배치표 관리…배치표보다는 재학생의 역량 강화에 집중
-배치표 얘기를 해보자. 먼저 본교가 수험생들 사이에서 공신력이 큰 대성, 종로, 진학사의 배치표에 어느 정도 위치하는지 알고 있나
배치표는 항상 살펴보기 때문에 본교가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 당연히 알고 있다. 학생들이 이런 배치표에 화가 나는 상황도 이해한다. 하지만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배치표를 보고 화를 내거나, 입학문제 이슈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배치표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속상하다.

-이와 같은 현재 본교의 배치표 위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본교는 배치표 상에 나타나는 수능전형으로 약 20~25%의 학생을 선발한다. 그 외의 75~80%의 학생은 논술, 학생부, 실기 등으로 선발한다. 이 학생들은 배치표와 상관없는 우수한 학생들이다.
본교 정시 배치표는 모집단위와 전공이 많아 배치표 상에서 길게 늘어지는 특징이 있다. 이렇다보니 본교 입결이 길게 늘어져 있어서 배치표를 작성할 때 불리한 부분이 있다. 대강 본교 최상위권의 신입생은 정시 합격생의 80% 정도로 파악된다. 하지만 전공 경쟁력에 따라 그 아래 수준으로 내려가는 경우도 있고 추가합격 컷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이해할 만한 배치표도 있고 그렇지 않고 과소평가된 배치표도 있다. 명심할 것은 우리 학생들이 우수한 수시와 정시 합격생들을 주안점으로 삼지 않고 일부 합격생을 표본 삼아 배치표 논쟁에 휩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 본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학생들이 분개하는 것은 정원을 채우면서 충원되는 최저 입시성적의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이 문제는 본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학교가 충원을 통해 정원을 채워야 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다. 충원을 위해 성적이 어디까지 내려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본교에서도 최저 입시성적을 아는 사람은 정책부처장 단 한 사람이다. 이렇게 보안이 철저한 내용을 일부 사설 학원의 자체조사를 통해 임의로 배치표를 작성한 것을 신뢰하기 어렵다. 그래서 학생들이 신뢰성 없는 배치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학교 이미지를 높이는 ‘전쟁’을 해야 한다. 그런데 배치표와 같은 사사로운 개별 ‘전투’에 온 힘을 쏟아 부으면 최종 목표인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화인들이 조금 더 높은 외국에서의 평가, 재학생들의 성과, 취업률과 같은 목표를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심지어 배치표가 현실과 너무 다르니 로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입학처는 배치표를 위한 로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할 일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검토했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다음과 같은 사안은 분명히 하겠다. 첫째, 합리적이고 공적 책임을 다하는 사설 입시기관들과는 과감히 친밀하게 네트워크도 쌓고 대학 입시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둘째, 배치표에 대한 의견 교환은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수행한다. 셋째, 배치표를 미끼로 수준 이하의 수험생 인쇄물에 광고를 요구하는 기관들과는 마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치표 로비가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입시학원들이 하락하는 추세다. 수능이 입시의 주요한 평가 기준이었을 때는 대형 입시학원이 중심이 됐지만, 학생부 중심의 수능이 무력화되면서 일부 대형 학원이 휘청이고 있다. 그런 대형 학원이 제작하는 배치표 관리에 본교의 역량을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타대의 배치표 관리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런 곳에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는 국가고시 성적, 취업률 향상 등에 자원을 쏟는 것이 훨씬 본교 이미지와 위상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수시와 학생부는 서열화가 어렵지만, 배치표는 수치화되어 서열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본교의 현 위치가 더 우려되고 있다
정시 배치표만으로 본교의 역량, 신입생들의 입결이나 우수성을 따지는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배치표 위치 경쟁이 아니라 얼마나 그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잘 읽어내느냐, 논술 문제를 적절하게 잘 내느냐, 특기자 전형을 통해 각 분야의 특기자를 어떻게 잘 뽑아내느냐가 학교 입시의 질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고, 2018년부터는 통합교과로 문, 이과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배치표의 중요성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 이런 현재 상황에서 우리의 입시 정책을 오직 배치표에만 투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학생들이 현재 배치표 상황을 우려하는 이유는 수험생들이 배치표를 참고해 학교에 지원하므로 점점 본교에 대한 대외 인식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입학처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본교의 교육 이념과 방향은 타대와 다르다. 우리는 대학의 순위 싸움에 말려들어 가서는 안된다. 이대는 그냥 이대 그 자체여야 한다. 고등학교 방문을 갔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던 평은 모 외고 진학부장의 “이제 이대는 수험업계에서 이대만의 자리를 잡았다”는 평이었다. 이런 방식이 돼야 한다.
결국, 본교의 이미지는 본교 학생들이 계속 성과를 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게 학교 방침이고 입학처도 그러한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학생은 학교에 다니며 본교의 장점을 알아가지만, 수험생의 인식이 떨어질수록 점점 이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낮아져 인풋이 낮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도 당연히 걱정하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입시제도가 변화하면서 본교가 어느 수준으로 인식되는지가 매우 중요한데, 실제로 아직 본교가 위험하다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풋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시 경쟁률 자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자가 많으면 평균 점수도 높아지고 입시 컷도 높아질 것이다.

△대외 이미지를 위한 본교의 노력
-성균관대의 경우 학교 이미지 메이킹의 좋은 사례로 항상 등장한다. 입시 설명회를 매력적으로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본교의 입시 설명회는 실제 수험생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본교의 입시설명회는 충분히 매력적이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입학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고 그만큼 인정받고 있으므로 학생들이 그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

-온라인상에서 본교는 항상 이슈다. 학생들에 따르면 많은 입시 사이트에서 본교를 평가절하하는 글이 올라온다고 하는데, 온라인상 입결 여론관리나 모니터링은 하고 있나
온라인 모니터링은 당연히 하고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와 수험생 사이트까지 모니터링에 힘을 쏟고 있다. 일부 타대의 경우 학교에서 ‘인터넷 홍보대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본교도 이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열의에 넘쳐 이런 일에 참여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본교가 여대라는 특성상 온라인상 공격에 보호 장치가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이 조심스럽고 이를 실행하는 데는 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학생들이 본교의 입결과 대외 이미지에 관심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학교의 위상이 취업시장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들은 계속해서 낮아지는 본교 대외 이미지에 취업시장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확실하게 얘기하자면 본교 출신이라는 점은 절대 불이익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어 이제는 대학의 차이보다는 개인의 역량 차이가 중요하다.
다행인 것은 취업시장에서 합격자의 몫이 있을 때, 본교가 만만치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교 대외 이미지를 높이면서 살아남는 방법은 그 영역을 점점 넓히는 것이다. 자기를 계발하고, 역량을 높이는 데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경희 총장이 작년 11월3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본교는 대학순위 3위 정도였으나, 대학 평가 기준이 여대에 불리한 수치에 의존해 지금은 10위 정도로 떨어졌다’고 말해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학생들은 입결에 대한 외부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악화시키는 발언이었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취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집중해야 할 점은 본교가 10위권이라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관이 수행하는 대학 평가 기준이 여대에 불리해 본교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총장이 절대 본교를 낮춰서 말한 것이 아니다. 만약 그런 취지로 발언했다면, 학교의 많은 구성원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본교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는 우려의 이유 중 하나는 대학 평가 기준이 여대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 총장의 발언은 그런 점을 꼬집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10위권’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맥락을 파악했길 바란다.

- 앞으로 입학처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의 의견에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
학생들이 지금처럼 온라인상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주면 좋겠다. 대신 냉정해지면 좋겠다. 입결 인스타그램처럼 성적표를 올리거나 본교가 어떤 학교인지를 알려주는 등 여러 이야기를 할 때보다 객관적으로 얘기하길 바란다.
또한, 불만이 있으면 직접 와서 함께 얘기하면 좋겠다. 입학처장 메일, 전화, 면담 요청, ‘이화에 바란다’ 그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좋다. Anytime, Anywhere, Anyway. 같이 얘기를 풀어가면 좋겠다. 불만인 사항이 있으면 대화를 해 해명을 하면 되고, 해명이 안 되면 계속해서 설득하면 되고, 진짜 우리의 잘못이 있다면 고쳐나가면 된다. 서로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