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행복의 조건
  • 정혜영 교수(초등교육과)
  • 승인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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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완벽하지 않아, 내 자신 돌아보며 자신만의 행복 찾아야

 요즘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참으로 애쓰며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마음에 우선 격려를 해주고 싶다. 동시에 무엇을 위해 이렇게 수고하고 애쓰는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무엇을 놓쳐서는 안되는지 순간순간 돌아봐야 한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우리 모두는 다 다르다. 아직까지 외모도 성향도 신념마저 동일한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수업시간에 만나는 학생들만 봐도 늘 왁자지껄 뭉치며 쾌활한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제 할 일을 해가는 나홀로족도 보이고, 언제나 동일한 친구들과 항상 같은 자리에 앉는 안정지향적 친구들도 있다. 여러분은 어떤 유형인가? 내 성격이 마음에 안들어 바꿔보려고도 하고, 이런저런 심리검사도 해보고,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더 잘 알까 싶어 주위 평판에도 귀기울여보기도 했을 것이다.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완벽을 부러워하며 스스로를 부질없이 힘들게 하기도 한다. 더 답답한 일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조차 헷갈리기도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분명하고 공평한 사실은 우리 모두는 장단점을 갖고 있는 ‘완벽하지 못한 울퉁불퉁’이라는 점이다. 이런 부족한 나를 귀하게 여기고 인정해야 한다. 이 세상은 울퉁불퉁이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나만 부족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일생동안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치지만 이들과 모두 친구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할 일이 많아 늘 바쁘고 시간도 부족하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우리는 누구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 것일까?

 하버드 대학에서는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 ‘성인은 어떻게 발달하는지’ 그리고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지’에 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세 그룹(①부유한 하버드 대학 졸업생, ②열악한 배경의 고교 중퇴자, ③지능이 높은 여성)을 선정하여 거의 90년에 걸쳐 수백명을 대상으로 설문, 면담,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이들을 추적했다. 이 대규모, 장기 연구를 통해 드러난 것은 개인 성격과 행복과는 관계가 없고, 비관론자들이 낙관론자에 비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도 고통이 심했다는 점이다. 특히 행복한 인생을 맞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이며, 그 뒤로 교육, 안정된 결혼생활, 금연과 금주, 운동 등이라고 하였다. 살아가면서 직면하게 되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성숙하게 방어하고 타협하고 해결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삶의 순간에서 힘들다고 느낄 때 어떻게 (성숙하게, 긍정적으로) 대처하고 있는가?

 또한 앞으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갈지를 결정짓는 것은 돈이나 명예나 지위가 아닌, ‘사회적 인간관계’라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47세 즈음까지 맺어놓은 인간관계가 방어기제를 제외한 다른 어떤 변수보다 이후의 삶의 행복을 예견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되었으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하였다. 47세까지 맺은 사회적 관계라고 하니 여러분은 아직 시간이 있다고 안심이 되는가?
매년 새롭게 만나는 이화의 귀한 학생들을 볼 때마다 이렇게 키워주신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 귀한 이들이 이화의 동산에서 최선을 다해 자기계발을 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화는 이들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관계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위를 향해 나아가느라 내 주위를 간과하거나, 남을 부러워하느라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특히 치열한 삶의 경주 속에서 삶의 방향을 잃지 않기를, 그리고 세상의 물질적 풍요와 출세의 유혹에 굴복하여 신의를 저버리고 변절했던 레위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화를 통해 여러분이 고통에 대한 성숙한 방어기제를 세워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바라며, 동시에 어렵고 힘들더라도 빛과 소금으로서 맑은 한 방울로서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