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학교 The University of Hong Kong


 나는 지난학기에 홍콩대학교 (The University of Hong Kong)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어떤 의미나 목표를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어릴 때부터 왠지 모르게 대학생이 되면 교환학생을 반드시 가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홍콩대학교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처음이라서 가까운 나라가 좋았고, 또 아시아 최고 대학에서 공부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홍콩으로 떠날 때는 많은 기대감이 없었지만 막상 홍콩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니 매일 매일이 새로운 여행 같고 소풍 같았다. 수업이 없을 때나 주말에는 홍콩 방방곡곡을 직접 찾아다녔다. 스탠리, 디스커버리베이, 리펄스베이, 몽콕, 코즈웨이베이, 침사추이, 센트럴 등. 내가 가본 곳을 모두 다 대볼 수는 없지만 가는 곳마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어서 어디를 가도 지루하지 않았다. 현대식 인테리어로 꾸며진 가게들이 쭉 있다가도 골목골목에는 중국스러운 향이 퍼지며 예스러운 시장이 펼쳐졌는데, 이러한 진풍경이 또 없었다.

 홍콩은 교통이 편리한 데다, 홍콩대학교는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는 딱 좋은 곳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틈틈이 학교를 나가 홍콩의 맛집을 찾아다녔다. 대학교 근처 케네디타운에 있는 딤섬가게의 새우딤섬과 에그번의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새벽의 케네디타운은 정말 고요하지만 이 식당만은 언제나 사람들로 넘쳐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새벽 2~3시에 열어서 새벽딤섬 집이라고도 불리는 이 식당에 가면, 주인아주머니는 우리에게 뜨거운 차로 수저와 식기를 씻게 했다. 그리고 우리는 모르는 사람들과 둥근 테이블에 함께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딤섬을 먹었다. 처음에는 이러한 식문화가 당황스러웠지만 현지의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고 요즘에는 그런 분위기가 그립기도 하다.

 교환학생을 가서 너무나 좋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던 것도 큰 행복이었다. 수업에서 만난 현지 친구들은 외국인이 가기에는 힘든 곳을 같이 찾아가 주기도 하고 나에게 홍콩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들을 자주 해줘 홍콩 생활이 더욱 즐거울 수 있었다. 교환학생들끼리는 주말에 같이 놀러 다니기도 하고 달리는 트램(홍콩 전차) 위에서 파티도 열어 교환학생이 아니었다면 해볼 수 없는 신기한 경험들을 많이 한 것 같다.

 홍콩 생활도 재미있었지만 홍콩대학교 생활도 잊지 못할 것 같다. 홍콩대학교는 학생들 사이에 경쟁이 심할 것 같아 처음에는 긴장도 되었지만 다들 너무 착했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었다. 팀 과제로 발표를 할 때는 모든 학생들이 위 아래로 남색이나 검정색 계열의 정장을 입고 발표를 했다. 마케팅 수업에서는 기획서를 짜오라는 과제의 요구 사항을 넘어서 제품이나 광고 포스터까지 만들어오는 팀도 있었다. 학생들이 그만큼 학교생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해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홍콩에 와서 많은 것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딸랑 지도 한 장 가지고 혼자 여기저기 찾아다니기도 하고 내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원래는 외국에서 현지인들과 말이 안 통해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맡겼었다. 하지만 이번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나는 좀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된 것 같다.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도 사귀고, 나와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는 법을 습득했다. 교환학생 경험은 그 어디에를 가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 혹시 작년의 나처럼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가고 싶은 뚜렷한 이유와 목표가 없어도 일단 뛰어 들어가 보기를 바란다. 한번 다녀오면 다음에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김지현(경영?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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