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소논문공모전 우수상 받은 후루타 사호씨 인터뷰

▲ 제9회 기말 소논문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후루타 사호씨 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t

  “역사를 배우고 싶어 한국에 왔어요. 초등학교 때 2년 동안 한국에서 산 적이 있었는데, 한일간의 역사문제로 인해 친구들한테 놀림을 받았어요. 역사를 모르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죠. 그 때부터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본교에 교환학생으로 온 일본 페리스여학원대(Ferris University) 후루타 사호(Furuta Saho)씨는 역사를 ‘제대로’ 알고자 한국에 왔다. 그는 20일 열린 제 9회 본교 소논문공모전 시상식에서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한 소논문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후소샤판 역사교과서를 중심으로’(후루타 사호, 2015)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소논문이 문제의식이 확실하고 글의 흐름이 매끄러우며 맞춤법부터 문장 쓰기, 문단의 구성 등 형식적인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본지는 26일 ECC B217호에서 후루타씨를 만나 소논문 및 역사왜곡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후루타씨는 일본 역사교과서 중 왜곡논란이 발생한 ‘후소샤판 역사교과서’를 집중 분석하고, 소논문을 작성했다. 그는 자신이 한국에 온 이유가 ‘역사’인 만큼 소논문 주제도 역사로 선정했다. 소논문 서론에서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및 후소샤판 역사교과서를 분석하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새역모는 일제 시대를 긍정적으로 재평가하는 교과서 제작을 목표로 하는 일본 단체로, 2001년 후소샤판 역사교과서를 발행해 논란된 바 있다. 본론은 다양한 왜곡 논쟁 중 개항 시기에 초점을 맞춰 ‘운요호 사건’과 ‘동학농민운동과 청일전쟁’을 분석했다. 그 후, 후루타 씨는 역사 왜곡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해결책 제시로 소논문을 끝맺는다.

  후소샤판 역사 교과서는 일본 역사 왜곡문제의 중심에 서 있다. 이 교과서는 자민족 중심적이고 식민지 지배나 전쟁 등을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한국 정부는 후소샤판 역사 교과서가 2001년에 발행된 이후 25개 항목에 대해 수정을 요구한 바 있다. 비록 일본 내 교과서 채택율은 약 0.4%에 그쳤지만, 시판용 교과서는 일본 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후루타씨는 후소샤판 역사교과서가 일본의 역사 왜곡을 분석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가 후소샤판 역사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역사적 사실의 은폐, 오해의 여지가 있는 용어 사용과 의도적인 사건을 우발적인 사건처럼 기술한 것이 문제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사실을 숨기는 것’이 역사 서술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저는 역사를 배우는 이유에는 과거를 반성하기 위한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자기 나라가 가해자라도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는 사실대로 써야 하는 거죠.”

  소논문 작성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국과 일본 양측의 입장에서 역사를 깊이 있게 연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본교 중앙도서관에서 다양한 책과 역사교과서를 읽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 내 인터넷 사이트 등을 참고해가며 한국과 일본의 자료를 모두 수집했다. “소논문을 쓸 때도 역사를 보는 ‘관점’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최대한 역사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죠. 제가 일본 사람이어서 그런지, 평소 왜곡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부분도 한국 입장에서 보면 왜곡돼있더라고요. 일본에서 역사라고 배웠던 것이 한국 입장에서 보면 왜곡됐던 것이죠.”

  언어적인 문제도 넘어야 할 장벽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한국어를 배워왔지만, 소논문 특성상 언어장벽은 극복하기 힘들었다. “아무리 한국어 공부를 하더라도 일본적인 사고방식과 표현 때문에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느낌이 나더라고요. 문장을 쓰는 것 자체가 어려웠어요.”

  그는 이러한 장벽을 노력으로 극복했다. 담당교수와 꾸준히 메일을 주고받으며 소논문을 수정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한 번 하는 면담도 두 번씩 했다. 의문이 들면 교수에게 바로 연락해 점점 완성도를 높여나갔다.

  후루타씨는 역사왜곡문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라고 강조했다. “교과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계속 각자의 입장만 주장하고 들으려고는 하지 않아 계속 싸우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게 서로를 비방하는 게 아니라 왜 그 나라는 역사를 그렇게 보고 있는지,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역사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의 역할로 ‘교류’를 제시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얘기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품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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