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또 다른 학기가 시작된다. 많은 이들은 새로운 학기에 대한 설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설레기보다 ‘또 지긋지긋한 통학의 시작이다’라는 마음뿐이다. 용인에서 서울까지. 돌고 돌아 왕복 3~4시간에 이르는 대중교통을 타고 통학하는 것은 정말 진저리가 나는 일이다.

  모든 ‘통학러’들의 고충은 비슷할 것이다. 출퇴근 시간과 겹치기라도 하면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이나 버스에 몸을 실어야하는 상황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기도 전에 녹초가 되어버리니 수업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이제는 대중교통 요금이 올라 한달에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교통비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모르는 이들은 자취를 하거나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은 어떠냐고 이야기하지만, 집 근처에 분당선이 있는 용인은 기숙사 신청 자격이 없다. 또한 신촌 지역의 방값이 워낙 높은 까닭에 자취는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내가 학교에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은 통학버스 운영이다. 현재 서울대, 고려대 등은 총학생회 차원에서 통학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눈뜨면도착’이라는 통학버스 업체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목마른 이들이 우물을 파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노선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고, 학교의 지원이 일체 없기에 재정적인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동덕여대는 학교 차원에서 통학버스를 운영하면서 1회 이용요금 500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500원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적어도 당장은 학교의 수많은 인원들을 수용할 주거 공간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통학버스 운영은 학교의 수많은 학생들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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