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28일 오후6시30분 종합과학관A동 B101호에서 졸업 반지 예치금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논의안건 중 '3000만원의 행방'에 대한 자료집을 읽고 있다. 홍숙영 기자 jikkal@

  자연과학대학(자연대) 졸업 반지 예치금을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제47대 자연대 학생회 ‘새로고침’은 5월28일 오후6시30분 종합과학관A동 B101호에서 ‘졸업 반지 예치금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자연대 우지수 공동 학생대표, 이영선 공동 학생대표를 포함해 약 20명이 ▲졸업 반지 예치금 논란 경과보고 ▲추후 예치금 환불을 위한 금전적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논란 ? 전(前) 학생회 학생회비 사용 내역 파악 안 돼
자연대 졸업 반지 예치금 논란은 작년 12월부터 시작됐다. 제47대 자연대 학생회는 작년 12월19일 임기를 시작하며 제46대 학생회에 학생회비와 졸업 반지 예치금을 이월 받았다. 제47대 자연대 학생회에 따르면 14학번 학생들이 납부한 예치금 1194만 원은 그대로 돌려받았지만, 12학번 이상의 학생들이 납부한 예치금은 78만 원밖에 받지 못했다. 10~12학번 학생들이 졸업 반지를 신청할 때 돌려받아야 할 예치금은 약 3400만 원이므로 최소 약 3322만 원이 부족한 것이다. 제45대 자연대 학생회(2013학년도 학생회)는 신입생에게 졸업 반지 예치금을 걷지 않았다.

  제47대 자연대 학생회에 따르면 제43대 학생회 임기 과정에서 약 440만 원, 제44대 학생회 임기 과정에서 약 300만 원의 졸업 반지 예치금 행방이 묘연해졌다. 제45대 학생회는 신입생에게 졸업 반지 예치금을 걷지 않아 제44대 학생회로부터 이월 받은 예산(학생회비+졸업 반지 예치금)을 혼재해 사용했다. 제47대 자연대 학생회가 제45대 학생회 임기 과정에서 사용된 예산 내역을 조사해보니 예치금 약 200만 원이 증액돼 있었다. 학생회비와 졸업 반지 예치금을 분리해 사용한 제46대 학생회의 예산 사용 내역은 영수증 대조 등을 통해 확인했다.

  현 학생회인 제47대 자연대 학생회는 다음 학생회로 이월되는 예산을 직접 계산하는 과정에서 해당 금액만큼 졸업 반지 예치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런 원인은 졸업 반지 예치금이라는 명목으로 걷은 돈을 학생회비와 혼용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제47대 자연대 학생회는 1월부터 전 학생회에 연락을 취하고, 자연대 학생들을 만나 졸업 반지 예치금의 사용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듣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졸업 반지 예치금 논란 관련 질의사항에 관해 설명
공청회는 졸업 반지 예치금 논란 경과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에 우 공동 학생대표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학생회비 및 졸업 반지 예치금 사용 내역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우 공동 학생대표는 전 학생회가 개인정보를 이유로 통장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예산 사용 내역을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우 학생 공동대표는 “현 학생회는 학생회비를 모으는 통장은 여러 사람의 돈이 모인 공금통장이기 때문에 통장 내역 공개가 개인정보 공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전 학생회에게 통장 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학생회 대표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우 학생 공동대표는 “졸업 반지 예치금 문제 해결을 위해 제43대~제46대 학생회에 공청회 참석을 요구했다”며 “제43대~제46대 학생회는 학생회비 운영 방식을 정하는 공청회다 보니 자신들의 역할이 크지 않으리라고 판단돼 공청회에서 결정되는 대안을 알려주면 그때 함께 노력해보겠다는 답변이 왔다”고 말했다. 제47대 학생회가 제43대~제46대 학생회에만 공청회 참석 요구를 한 이유는 제43대 학생회까지 연락이 닿아서다. 제47대 학생회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점차적으로 전 학생회에 연락을 취할 예정이다.

 

  △통장 내역 공개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할 수 없어 ? 학생들 힘 모을 방안 필요
졸업 반지 예치금 논란 경과보고에 관한 질의 응답 후 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전 학생회가 통장 내역을 공개하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ㄱ(생명·14)씨는 “공금 통장은 개인의 것이라고 할 수 없기에 전 학생회가 사용 내역을 공개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47대 자연대 학생회는 졸업 반지 예치금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수익사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우 공동 학생대표는 “대동제 등을 통해 수익사업을 벌여 신입생에게 졸업 반지 예치금을 걷어 예산 부족분을 충당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학생 자치를 꾸려나갈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청회가 끝날 무렵, 졸업 반지 예치금 논란에 대해 많은 자연대 학생들이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쪽으로 학생들의 의견이 기울었다. 이주현(물리·14)씨는 “안건을 선정해 총투표를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기말고사 간식을 줄 때 총투표를 하면 많은 자연대 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ㄴ(화학·14)씨는 “파빌리온 건설에 반대한다는 스티커를 공사 현장에 붙인 것처럼 ‘영수증 내역 공개를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포스트잇에 써서 단과대학방 등에 붙이면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성아름(생명·10)씨는 “졸업 반지 예치금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고, 함께 의견을 말하고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며 “좀 더 많은 학생과 전 학생회가 참석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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