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교에 재학 중인 네팔 유학생 프라단 에라(Pradhan Era)씨 김지현 기자 wlguswlgus32@ewhain.net

  4월25일 진도 7.9의 강진이 네팔을 흔들었다. 이 지진으로 약 6100명이 숨지고, 부상자는 1만3000명(1일 오전9시 기준)을 넘겼다. 비극적인 참사 소식에 본교에서 누구보다도 애가 탔을 사람은 본교에 재학 중인 네팔 유학생 프라단 에라(Pradhan Era, 경제·13)씨다. 네팔에 가족을 두고 온 그를 4월30일 ECC B214호에서 만났다.

  한국에 온 지 3년이 된 에라씨는 지난 주말 네팔에서 발생한 지진 소식에 발만 동동 굴렀다. 네팔에 아무 도움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연락되지 않았다. 에라씨는 한시도 뉴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페이스북 업데이트를 계속 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죠. 멀리 떨어진 타지에 있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더 마음이 아팠어요.”

  지진 발생 당일, 에라씨는 오후7시30분이 돼서야 가족들과 겨우 연락이 닿았다. 다행히 에라씨 가족은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여진이 있어 에라씨 가족들은 이후 3일간 동네 이웃들과 함께 집 밖에 있는 땅에 텐트를 치고 매트를 깔고 지냈다. 여진이 약해진 4월28일에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토요일에 가족들이 집 안에 있었는데 집이 흔들렸대요. 그래서 아버지가 가족들에게 어서 밖으로 피신하라고 외쳤고요. 가족과 집 모두 무사하다고 했어요. 동네는 푹 가라앉아있지만, 시골 지방만큼 피해가 심하지는 않았죠. 시골 지방은 집들이 완전히 무너지고 절망적인 상태라고 해요.”

  에라씨는 불과 2개월 전 겨울방학에 네팔에 다녀왔다. 그는 그때 본 고향의 청량한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에라씨가 살던 동네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Kathmandu)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5km 떨어진 곳에 있는 랄릿푸르(Lalitpur)다. 이곳에는 왕궁광장 중 하나인 더르바르 광장(Durbar Square)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이 광장의 건물들도 지진에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건물들이 무너져버린 더르바르 광장 사진을 보면 정말 마음이 미어져요. 평소에 어머니와 함께 걸어서 채소를 사러 나가 더르바르 광장에서 앉아 쉬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더르바르 광장은 어렸을 때부터 심심하면 나가 놀곤 했던 곳이기도 하죠. 이곳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면서 제게는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었어요. 이런 곳이 타지에 있는 동안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네팔 학생 협의회(SONSIK, Society of Nepalese Students in Korea)는 4월28일부터 네팔 지진 피해민들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네팔 학생 협의회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네팔 학생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4월28일부터 명동에서 모금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현재(4월30일 오후6시 기준)까지 약 141만9930원이 모였다. 모인 돈은 적십자사에 전달되거나 한국 대학을 졸업한 네팔 현지 학생들에게 전달돼 구호 물품 구매에 사용된다. 후원된 내용은 네팔 학생 협의회 홈페이지(sonsik.org.np)의 네팔 학생 협의회 최신 뉴스(Sonsik Recent News)에 공개된다.

  네팔 학생 협의회 소속 학생들은 각자 다니는 대학에서도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각자 모은 돈을 네팔 학생 협의회에 전달해 네팔로 보낼 예정이다. 에라씨도 4월29일부터 본교에서 주변 친구들에게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에라씨는 네팔 학생 협의회뿐만 아니라 다른 기구를 통해서도 돈을 전달하려고 기구를 찾는 중이다. 목적지까지 돈이 올바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언어교육원에서 함께 한국어 공부를 했던 외국인 친구들, 요즘 한국어 공부를 같이 하는 친구들에게도 모금 활동에 대해 알렸어요. 이틀 동안 10만 원이 모였죠. 학생들이다 보니 돈이 많지 않지만 10원씩이라도 보태준다면 큰 힘이 될 거예요. 이화인들의 도움은 저를 포함한 네팔 사람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일이 될 거예요.”

 

* 네팔 지진 후원 *

- 네팔 학생 협의회 계좌번호 (예금주 : Tulsi Paudel) 국민은행 312201-04-244814

- 유니세프 네팔지진 긴급구호 홈페이지 (unicef.or.kr/nepal)

-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sc.or.kr)

- 굿피플 홈페이지 (goodpeople.oc.kr)

- 월드비전 홈페이지 (worldvision.or.kr)

-  밀알복지재단 홈페이지 (mir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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