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6시 이화·포스코관 B153호에서 ‘사진가의 눈으로 본 복지’를 주제로 조세현 사진작가가 강연을 하고 있다. 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t
▲ 조세현 작가가 촬영한 이해인 수녀 제공=조세현 사진작가
▲ 시각장애인 밴드 제공=조세현 사진작가
▲ 기근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어린이 제공=조세현 사진작가
▲ '천사들의 편지' 배우 오지호와 정훈 제공=조세현 사진작가

  본교 사회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에서 주최한 ‘사진가의 눈으로 본 복지’가 18일 오후6시 이화·포스코관 B153호에서 진행됐다. 이번 특강에는 사진으로 어려운 이웃의 모습을 담아내기로 유명한 조세현 사진작가가 연사로 나서 인물사진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조 작가는 ‘안목’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우유방울이 우유표면에 떨어지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과 총알이 사과를 관통하는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포착할 수 있어요. 우리 눈은 원시적이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 담아내지 못해요. 그래서 사진을 배우면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게 되죠. 이걸 ‘안목’이라고 해요.”

  흑백사진, 심플한 배경, 간소한 복장. 조 작가가 31년간 찍어온 인물사진의 특징이다. 사진을 감상한 뒤 화려한 옷이나 예쁜 배경 등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사진의 주인공인 모델의 이미지만 관객들이 기억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의 카메라에 담긴 사람은 이해인 수녀, 故 법정스님, 배우 전지현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 밴드, 미혼모로부터 버려진 아기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장의 사진이 갖는 파급력이 더 크다는 것이 그의 사진철학이다. 그 예로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와 함께 남아프리카의 레소토 왕국으로 봉사활동 갔을 때의 사진을 소개했다. “레소토 왕국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했어요. 레소토 왕국 전체 인구 중 70%가 에이즈 환자지만 이들은 에이즈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도 앓고 있어요. 레소토 왕국의 아기들은 오염된 물을 마셔 발생한 질병으로 오래 살지 못하고 숨지곤 하죠. 이 같은 레소토 왕국의 상황을 장황하게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죽기 직전의 갓난아기 사진 한 장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판단했죠.”

  2003년부터는 입양 대상인 영아들이 그의 피사체가 됐다. 국내 입양의 활성화를 돕기 위해 시작된 ‘천사들의 편지’는 국내 입양 대상인 영아들의 100일 사진을 유명 연예인과 함께 촬영해 선물하는 사진전이다. “요즘은 미혼모가 경제적인 여력이 안 돼서 아이를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버려진 영아들은 100일 사진이 없어요. 그래서 이 영아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자 시작한 캠페인이죠. 캠페인을 통해 점점 공개입양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사회에도 긍정적인 바람이 불게 된 것 같아요.”

  그는 인물사진을 찍을 때 반드시 눈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제가 찍는 인물사진에는 비밀이 있어요. 얼이 깃든 골짜기, 생각이 담긴 그릇인 ‘얼꼴’을 찍는다는 거죠. 사람의 감정은 얼굴 중에서도 특히 눈을 통해서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마찬가지로 정치인들도 사진을 찍을 때 항상 카메라를 응시하죠. 이는 카메라 넘어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을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함이에요.”

  조 작가는 학생들에게 ‘여러분에게 사진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몇 년 전, 책을 쓰면서 독자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독자들은 ‘사진은 마음을 표현하는 거울이다’, ‘사진은 나의 정체성이다’ 등 다양한 답을 해줬죠.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사진이란 무엇입니까? 저에게 사진은 평등, 공감, 나눔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키워드로 제 인물사진의 사회적 역할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강을 들은 장새밀(사회복지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사진을 복지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며 “사진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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