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연 "동아리방 쓰게 해달라" 학생처 "안전 때문에 안돼"

▲ 2일 오후4시30분 학생문화관(학문관) 4층 전시실에서 열린 협의회에서 석인선 학생처장 등 학생처 관계자 5명과 이사랑 동아리연합회 회장 등 동아리인 7명이 학문관 104호의 용도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동아리연합회(동연)과 학생처가 학생문화관(학문관) 104호의 공간 활용 방안에 대한 협의회를 열고 앞으로 논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가기로 했다.

  동연과 학생처는 학문관 104호 사용 용도를 두고 2일 오후4시30분 학문관 4층 전시실에서 협의회를 열었다. 이번 협의회는 동연이 9월23일 학문관 104호를 동아리방으로 전환해달라며 학생지원팀을 점거하며 항의 방문한 이후 양측의 합의로 마련된 자리다.
이날 협의회에는 석인선 학생처장, 학생처 정익중 부처장 등 학생처 관계자 5명과 동연 이사랑 회장과 동아리방이 없는 중앙동아리 3곳의 대표 및 부대표 4명 등 동아리인 7명이 참석했다. 양측은 이날 학문관 104호 공간의 사용 용도를 동아리방으로 바꿔달라는 동연의 요구에 대해 논의했다.

  학생처는 해당 공간의 안전상의 문제로 동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학생지원팀의 창고와 이화봉사단·사회봉사실천리더(이화봉사단)의 회의실로 사용되고 있는 학문관 104호는 출입구가 하나뿐이고 창문이 없다. 학생처는 위 내용을 들며 환기 시설 부족, 유사시 대피 어려움 등의 문제로 동아리방 전환에 난색을 표했다.

  이에 동연은 동아리방 중 안전시설이 미비한 곳을 예로 들며 반박했다. 동연은 협의회에서 학문관에 위치한 각 동아리방 앞 통로의 너비를 측정한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동연 자료에 따르면, 학문관 104호처럼 출입구가 하나뿐이고 환기시설이 없는 공간 5곳이 이미 동아리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 측이 “학문관 104호 앞 통로의 너비가 좁아 대피할 때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를 제시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동연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학문관 104호 앞 통로의 너비는 105cm인데 동아리방 앞 통로의 너비 중 가장 좁은 곳이 110cm로 약 5cm의 차이를 보였다. 동연 이사랑 회장은 “동아리들의 공간 부족 문제가 심각한데 겨우 5cm의 차이는 104호를 동아리방으로 전환하지 못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학생처는 해당 공간이 유사시에 벽을 부수고 대피가 가능한 석고보드 재질의 가벽과 달리 쉽게 부술 수 없는 콘크리트 재질의 옹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피가 어려운 점 또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학문관은 24시간 개방된 공간으로 학문관 내의 동아리방에서 학생들이 밤샘을 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안전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학교 측 입장이다. 학생지원팀 심세성 팀장은 “학교에서 금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동아리방에서 24시간 상주하며 잠을 자는 경우도 많아 다른 장소보다도 더 안전 문제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동연은 학교가 주장하는 학문관 104호의 안전문제를 해소할 방안에 대해 제시했다. 동아리방이 없는 중앙동아리 FC콕의 박미성 대표는 “당장 창문을 설치하기는 어렵더라도 소화기나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등의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동아리방이 없는 중앙동아리인 닐리이화 심은진 대표는 “좁은 통로가 문제라면 물건을 쌓아놓지 않는다는 등의 규칙을 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안전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쉽게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석 학생처장은 “학내 공간은 한정돼있지만 학내 공간에 대한 수요는 넘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간 부족 문제에 대한 답을 단시간에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는 공간 배정의 효율성 문제와 안전 문제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안전에 대한 원칙은 유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점검하고 판단해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이날 협의회를 시작으로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지원팀 심 팀장은 “학교 차원에서도 해당 공간과 다른 동아리방 등을 방문해 검토하고 안전 전문가와 함께 개선 방안에 대해 고려해볼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대화를 하며 공간 활용에 대한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연 이 회장은 “항의 방문 이후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학교 측에서 책임 있는 답변을 준비하지 않은 점이 유감스럽다”며 “동연에서도 학문관 104호를 방문·검토해 대책을 마련한 후 2주 내로 이 자리를 다시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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