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전 이화의 새내기가 되었을 때 과연 내가 이화인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새내기 시절 모든 것이 처음이고 새로웠기 때문에 어색하고 힘들었다. 새로운 학교,친구들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 어색함을 떨쳐내야만 했다. 하지만 이화의 특성상, 전공도 정해지지 않은 수많은 새내기 이화인들은 스스로 알아서 이화에 적응해야 했다. 누가 나서서 우리들을 모아주거나 친해지도록 도와주지 않았다.

  전공이 정해지고, 많은 사람들과 강의를 들으며 의문이 생겼다. “과연 졸업하기 전까지 우리 과 동기들과 한 번씩만이라도 인사를 나눌 수 있을까?” 내가 속한 정치외교학과는 소속인원이 꽤 많고 전공 수업에 조별과제 마저 거의 없어 과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많은 친구들이 과에 아는 사람이 얼마 없어 소속감을 못 느끼겠다고 토로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인사라도 나눠보고 졸업해야겠다는 생각에 전공에 진입하고부터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수업 시간에는 옆 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만난 사람들 모두와 친구가 되지는 못했지만, 분명한 것은 모두 겉은 차가워 보일지라도 속은 따뜻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처음 인사를 건네기가 힘들뿐, 대화를 나눠보다 보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었다. 인사를 나누며 친구가 늘어가다 보니, 과와 이화에 더 많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점점 진짜 내 학과와 학교가 되었다.

  이제 나에겐 이화에서 앞으로 보낼 시간이 일년밖에 안 남았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 진정한 ‘벗’이 되고 싶다. 더 많은 이화인들과 진짜 ‘벗’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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