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학들은 어떻게 축제를 즐기고 있을까. 올해 대학축제는 4월 세월호 사고로 인해 대부분 2학기로 미뤄졌다. 대학가는 추석 연휴가 끝난 9월 셋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축제에는 독특한 이벤트를 준비한 대학, 행사로 번 수익금을 기부하는 대학 등 다양한 모습이 보였다.

△수배범 잡고, 이름표 떼고 ‘오락형’
  올해 대학축제에서는 독특한 오락 거리가 눈에 띄었다. 보통 대학축제는 동아리공연, 장터운영, 연예인 공연 등으로 이뤄지지만 몇몇 학교에서는 일반적인 축제 공식을 뛰어넘어 학생들 간 어울림을 이끌어내는 오락형 이벤트를 준비했다.

  축제 분위기에 한껏 취해있던 동국대 캠퍼스는 영화 ‘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의 악역 조커(Joker)에 의해 점령당했다. 동국대 축제준비위원회는 축제기간(16일~18일) 중 17일 조커로 분신한 학생을 찾아 사진을 찍으면 상품으로 영화 티켓을 주는 ‘WANTED’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오후1시부터 캠퍼스에 거니는 조커를 찾아 축제준비위원회 페이스북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조커로 분장한 동국대 진필관(법학·13)씨는 “조커가 캠퍼스에 돌아다닌다면 그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올 것이다”라며 “학우들이 즉석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본뜬 프로그램을 기획한 대학도 있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출연자들이 수행하는 이름표 떼기 게임을 본따 ‘으슬으슬 야경꾼 런닝맨’과 ‘무대 위 썸 타는 런닝맨’이라는 게임을 각각 17일, 18일 오후8시 경 진행했다. 으슬으슬 야경꾼 런닝맨은 동덕여대생 24명이, 무대 위 썸 타는 런닝맨은 타 학교 남학생도 동참해 약 100명과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총학생회가 임의로 정해준 팀으로 나뉘어 으슥하게 불 꺼진 학생관에서 상대 팀 이름표를 가차 없이 뜯었다. 으슬으슬 아경꾼 런닝맨에 참가한 동덕여대 이희준(아동학·14)씨는 “TV프로그램으로 이미 알고 있던 게임이라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총학생회장, 단과대학대표 등 16명은 캠퍼스 전역에 지명수배됐다.(사진) 학생들은 17일 9명, 18일 7명의 지명수배범을 제한시간(정오~오후6시) 동안 4명을 검거해 가위바위보, 묵찌빠 등 간단한 미션을 수행한 후 인증사진을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올렸다. 인증사진을 가장 먼저 올린 10명은 현상금으로 문화상품권을 받았다.

△수익금은 모두 기부 ‘기부형’
  축제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기부하는 ‘기부형’ 축제도 있었다. 홍익대는 17일~19일 밤 재학생이 직접 디제잉(DJing)하는 ‘Wow DJ Festival’로 열기가 뜨거웠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입장료로 번 수익금을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학우 3~4명에게 힘이 되기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홍익대 정연조(회화·14)씨는 “축제를 즐기는 동시에 학우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상명대는 작년부터 축제 수익금 기부를 통한 사회적 환원을 실천해 왔다. 상명대는 17일~19일 ‘2014 ALL FOR YOU Festival’을 열었다. 올해는 기부 팔찌를 판매해 모은 수익금을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 후원할 예정이다. 작년에는 축제 수익금 약 240만원을 강남장애인아트센터 등에 기부했다.

△대학 축제, 10월 말까지 열려
  앞으로 열릴 대학축제는 다양한 체험 활동으로 축제에 흥을 더할 예정이다. 한양대,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활동적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23일(화)~25일(목) 축제 ‘애한제’를 ‘일탈’이라는 주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애한제는 초가을에 ‘일탈’하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막 여름을 떠나보낸 학생들이 여름의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있는 ‘귀신의 집’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형미끄럼틀, 미니바이킹 등을 설치했다. 학생들이 공강이나 쉬는 시간에 캠퍼스 안에서 손쉽게 ‘일탈’울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양대 김창식 총학생회장은 “취업, 학점 등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축제기간만큼은 자유롭게 놀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일탈을 택했다”고 말했다.

  24일(수)~25일(목) 열리는 성신여대 축제에는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잔디밭 게임을 준비해 색깔판 뒤집기, 발로하는 볼링 등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며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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