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각. 밤의 지하철을 타면 나도 모르게 혼자가 된 느낌이 든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사랑에 치이고. 어느새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그들은 하나같이- 나를 포함하여, 휴대폰을 보고 있다.

  세상은 우리에게 더 이상 외로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너도 나도 소통을 부르짖는 시대. 그 말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이 세상에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케 하는 소통의 “도구”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페이스북에 일상 사진을 올리기 시작하였고, 트위터에 생각을 토해내기도 하였으며 블로그를 만들어 생판 모르는 이웃들과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모두 외로워서다. 정호승 시인의 말처럼 사람이니까 외롭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따뜻한 안식처를 찾고 무조건적인 위로를 해줄 이들을 찾는다.

  하지만 결국 세상은 어떻게 되었는가. 나는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해보고 싶다. 그래서 덜 외로워 지셨냐고. 사랑하는 친구의 번호쯤은 욀 수 있도록 주소록을 없애달라는 모 회사 광고 카피와는 다르게 우리의 세상은 핸드폰의 작은 화면 속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명한 “도구”들은 처음부터 우리를 외로움으로부터 구원해주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결국, 외로웠던 우리들에겐 친구의 맞잡은 두 손이, 사랑하는 연인의 음성이,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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