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풀러튼대(California States of University, Fullerton)

  올해 초,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학업 성적이 좋으면서 토플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여 일반 교환이 아닌 특별 교환으로 CSUF에 교환학생으로 가게 되었다. 지난 1학기에는 전공 수업들과 교환교에 제출할 서류, 비자 준비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갔고 드디어 8월이 되어 지금은 미국에서 이 글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주변의 친구들은 대부분 교환학생을 가면 기숙사에 살거나 학교 근처에 아파트를 구하여 지내지만,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는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지원해준다. 그래서 학교와는 거리가 있지만 미국 가정이라는 특별한 문화체험을 하고 있다.

  미국에 도착하였을 때 홈스테이 아주머니께서 직접 나와, 방은 따로 쓰지만 함께 살게된 일본인 룸메이트를 데리고 버스정류장과 집 주변 지리를 알려주셨다. 학교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집 근처에서 서기 때문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배차 간격이 60분이다 보니 버스 시간을 확인하는 것은 미국 생활 4주차가 된 나의 일상이 되었다. 얼마 전에는 캘리포니아의 강한 햇빛을 피하려 그늘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버스가 나와 룸메를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바람에 룸메와 학교를 하루 빼먹고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학교 교환 학생들 중에서도 홈스테이를 하는 학생이 소수이다 보니, 초반에는 홈스테이를 선택한 것 자체에 대한 회의를 많이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홈스테이 아주머니네 가족들 파티에 초대받아 미국 가정의 홈파티에 참석도 해보고 저녁 시간 마다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고 감사하다.

  학교 생활은 이화와 다른 점이 많다. 과목에 따라 시험을 4번 보기도해 항상 2번 시험 보던 나로서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많은 지식을 함께 나누는 면은 부러웠다. 그래도 항상 말하는 학생만 말한다는 것은 크게 다르진 않은 듯 하다.  처음에는 전공 4개를 수강하다보니, Lecture식 강의를 많이 선택하게 되어 미국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단 점이 아쉬웠었다. 하지만 앉은 자리 앞뒤의 학생들과 가볍게 한 두 마디로 시작한 대화가 수업자료를 공유하기도 하는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국제 PR 수업은 국제적인 이슈를 다루다보니, 한국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오고 친구들이 진짜냐고 물어봐주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한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하여 프로젝트를 기획할 뻔도 하였으나, 한국에는 자원 관련된 심각한 문제가 없어 다른 나라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다른 학생들이 중국과 일본에서는 오염 관련 문제를 찾아 프로젝트를 기획하는데 한국은 문제없는(?) 나라가 되어 괜히 뿌듯하기도 했다.

  아직 여기서 보낸 시간은 짧지만, 물어보고 말을 걸고 하는 것에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홈스테이 아주머니는 저녁시간 마다 “Don't be shy!!"라고 하신다. 한국에서는 그저 소심하고 걱정 많은 사람이고 아직도 걱정도 많고 소심하지만, 내일은 내가 먼저 같이 시간 보내자고 연락한 중국친구랑 점심을 먹는다. 교환 학생으로 왔으니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야만 한다는 스트레스가 있기도 했지만, 이제는 말을 걸기도 하고 농담도 친다. 물론 짧게. 한국음식이 벌써부터 그립고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 싶기도 하지만, 교환 학생 생활이 내 사고방식이나 성격적인 측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짧지만 4개월이라는 시간 뒤에 지난 3~4주 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긍정적으로 변화한 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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