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창립된 한국음악과 기념연주회 열려…창립자 황병기 명예교수 비롯한 학생, 동문이 연주 참여해

▲ 22일 오후6시 대강당에서 본교 한국음악과 창립 40주년 기념연주회가 열렸다. 이날 연주회에서 재학생 및 졸업생이 공연을 하고 있다.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 이번 연주회에서 한국음악과를 창립한 황병기 명예교수가 가야금 독주곡 '침향무'를 연주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명금일하 대취타하랍신다(징 한 번을 치고 대취타를 연주하라)”
 지휘봉처럼 생긴 등채를 든 연주자가 구령을 외치자 연주의 시작을 알리는 징소리와 함께 태평소와 나발 소리가 대강당에 울려 퍼진다.

 본교 한국음악과 창립 40주년 기념연주회가 22일 오후6시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연주회는 황병기 명예교수(한국음악과)를 비롯한 김선한 명예교수(한국음악과), 조운조 명예교수(한국음악과)와 한국음악과 현직교수 7명, 재학생과 졸업생 225명 등 238명이 참여해 한국음악과의 역사를 기념하는 공연을 올렸다.

 이번 연주회는 10주년 단위로 창립을 기념하며 열리는 연주회다. 기존 재학생만 참여하던 정기연주회와 달리 한국음악과 동문과 교수진이 모두 참여한 첫 연주회다. 올해 열린 기념연주회에는 역대 최대인원이 참여해 한국음악과의 창립 40주년을 기념했다. 특히 한국음악과를 설립한 황병기 명예교수가 무대에 직접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황 명예교수는 1부 무대에서 가야금 독주곡 ‘침향무(沈香舞)’를 연주했다. 침향무는 한국음악과가 설립된 해 그가 직접 작곡한 가야금 독주곡이다. 불교에서 제사를 올릴 때 부르는 노래로 범음을 바탕으로 동양과 서양의 공통된 정서를 표현한 침향무는 당시 파격적이었다.

 양손을 사용해 가야금 줄을 튕기는 양수지법이 사용됐으며 글리산도(glissando, 높이가 다른 두 음 사이를 미끄러지듯 연주하는 방법)가 등장하는 등 새로운 음색을 표현한 가야금 독주곡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황 명예교수가 3장의 침향무 중 장 2, 3장을 김정수 장구 연주자와 함께 선보였다.

 그 밖에도 명예교수와 한국음악과 현직교수가 특별히 한국음악과 40주년을 기념하며 무대에 올랐다. 한국음악과 명예교수들과 현직교수들은 가야금, 거문고, 대금, 세피리, 해금, 단소, 장구로 직접 별곡을 연주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구성을 달리해 연주하는 형태인 별곡의 4종류 중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순서로 3곡이 연주됐다. 하현도드리의 빠르기가 염불도드리의 후반부에 가서 빨라지고 타령에 이르자 공연장의 분위기가 타령장단과 함께 크게 고조됐다.

 2부 또한 특별히 동문이 참여하는 연주로 꾸며졌다. 한국음악과 졸업생들은 대금협주곡 ‘타래’를 연주했다. 둥글게 뭉친 음이 부드럽게 풀리는 느낌의 대금소리는 국악 관현악기와 함께 조화로운 음색을 만들어 냈다. 세 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느림과 빠름이 반복되자 대강당에 화려한 울림이 퍼졌다.

 공연 마지막은 정가, 판소리, 합창과 국악 관현악이 함께 한 ‘이화환상곡(Ewha Fantasy)’로 장식됐다. 이 작품은 한국음악과 40주년을 기념해 안현정 교수(한국음악과)가 작곡한 곡으로 한국 오라토리오 혼성합창단과 본교 성악과 1학년 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 곡은 한국음악과의 전통과 발전을 염원하는 가사와 본교의 교가가 접목돼 만들어졌다. 정가의 단아한 음색이 힘 있는 판소리와 함께 어우러졌다. 이에 혼성합창단의 목소리가 더해져 선율이 웅장하게 표현됐다. 굿거리, 엇모리장단, 자진모리장단 등 신나는 전통장단이 국악 관현악으로 표현돼 흥을 돋웠다.

 ‘진선미의 우리 이화 네 향기 널리 퍼져라 아 우리 이화’라는 교가 1절로 마무리 된 이화환상곡 무대는 관객들에게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줬다.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한국음악과 창립 40주년 기념연주회를 축하했다.
 
 한국음악과를 창립한 황 명예교수는 “한국음악과가 설립됐을 당시에는 거문고 전공생과 해금 전공생 몇 명만 있었다”며 “관악 지원자가 없어 현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관악을 부전공으로 가르쳐 정기연주회를 진행할 정도로 열악했지만 계속 한국음악과가 발전했다”고 말했다. 

 기념연주회를 관람한 신지선(작곡·12)씨는 “한국음악 공연을 처음 볼 기회였다”며 “콘트라베이스 등 서양악기와 함께 연주되는 음악 소리가 신선하고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한국음악과=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1974년 설립된 한국음악과는 40년간 전문 국악인을 양성해왔다. 황병기 명예교수와 5명의 강사가 한국음악과를 설립했을 당시 한국음악과에는 학생이 적어 다양한 전공이 없었다. 그러나 이후 본교 한국음악과는 교수들과 학생들의 지속적인 노력 아래 한국음악 교육의 기반을 다져왔다. 올해까지 한국음악과를 졸업한 학부졸업생은 1221명, 석사졸업생은 152명, 박사졸업생은 2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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