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이 노란 리본으로 물든 5월. 달력은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날 등 축하와 기쁨이 가득하지만 애석하게도 뉴스에서는 사랑하는 가족, 선생님을 잃은 슬픔과 절망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지난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아프게 남아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나에게 올해 어버이날은 여느 해와는 다르게 다가왔다. 평소 같았으면 안부 전화 한통으로 때웠을 테지만 부모님께 고맙다는 말도 더 이상 전할 수 없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생각하니 가정의 달 5월이 새롭게 다가오는 듯했다. 

  어버이날 팽목항 노란리본에는 빨리 와서 카네이션을 달아달라는 애절한 사연이 줄지어 적혀 있었다고 한다. 희생된 어린 자식들이 손으로 직접 달아주는 카네이션 대신 스스로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았어야 할 부모님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그분들의 심정을 헤아리니 비록 먼 거리지만 두손 두발 멀쩡히 돌아다니면서도 1년에 고작 하나뿐인 날에 무심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새삼스럽지만 고향에 있는 동생에게 전화해서 부모님 카네이션 화분을 대신 선물해달라고 전화했다. 동생에게 얼마 전에 처음으로 알바해서 번 내 돈을 부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버이날을 대충 흘려보낸 이화인이 있다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부모님께 마음을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을 기다리는 실종자 부모님들을 헤아리면서, 침몰되는 세월호 속에서도 부모님께 ‘사랑해요’라는 문자를 보낸 학생들의 마음까지 더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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