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29일 오후6시30분 이화·포스코관 B153호에서 세월호 모금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공청회(공청회) 및 개방형 중앙운영위원회가 열렸다. 이번 공청회는 성희연 총학생회장의 입금 실수에 대해 이화인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기위해 진행됐으며 학생 약 40명이 참석했다. 토론에 앞서 성 총학생회장(왼쪽), 강다영 부총학생회장이 학생들을 향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홍숙영 기자 jikkal@ewhain.net

 

  총학생회(총학)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모금액을 송금하는 과정에서 기부자의 명칭을 ‘이화여대 학생 일동’이 아닌 총학생회장 개인으로 한 사안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논란은 본교 재학생 및 졸업생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해 모은 돈을 총학이 안산 단원고 총동문회에 송금할 때 총학생회장의 개인 명의인 ‘성희연’으로 보낸 것에 대한 내용이다. 이에 총학은 4월29일 ‘세월호 모금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공청회’(공청회) 및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를 개방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겠다’고 결정했지만 총학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성 총학생회장은 4월19일~21일 총학이 진행한 세월호 추모 모금을 통해 모인 900만9019원을 ‘이화여대 학생 일동’이 아닌 ‘성희연’으로 송금했다. 이는 개인 및 단체 약 332곳(4월22일 총학 페이스북에 개제된 입금내역 기준)에서 보내온 기부금이다. 이에 성 총학생회장은 4월21일 페이스북 공지를 통해 은행 업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금에 참여한 이화인들은 페이스북과 본교 커뮤니티인 이화이언을 통해 성 총학생회장이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사과나 개선상황을 전달하는 것이 미흡한 것을 지적했다. 총학은 이를 실수라고 말하며 이에 대한 책임으로 총학생회장단의 장학금 반환과 사비를 통해 모금액과 동일한 금액인 약 900만원을 ‘이화여대 학생 일동’ 명의로 추가 입금하겠다고 페이스북 공지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총학은 이러한 결정을 번복하고 4월29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중운위를 비롯해 학생 약 40명이 참석한 공청회는 학생들이 직접 제출한 의견서를 바탕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재입금이나 추가 입금 등의 방안이 기부의 본질을 흐린다는 입장과, 총학이 이번 문제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로 추가 입금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공청회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의견으로 제시한 ‘진정성 있는 사과 진행’은 바로 이어진 개방형 중운위에 안건으로 상정됐고 중운위 위원 14명 중 과반수(11명)가 찬성해 안건이 가결됐다. 총학생회장단 2명과 경영대학 대표는 기권했다. 공청회에 참여한 신지현(경영·08)씨는 “단원고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중한 후속 대처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학은 4월30일 페이스북과 총학생회 홈페이지(synergyewha.com)에 사과문을 게시했고 1일부터 쉬는 시간에 학관, 이화·포스코관 등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정식으로 사과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은 페이스북에 4월21일~30일 9차례에 걸쳐 세월호 추모 모금 입금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관련한 글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약 54개의 댓글을 다는 등 의견을 개진했다. 한 이화인은 댓글을 통해 “일면에서는 해결을 넘어서 책임과 자질 면에서 사퇴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총학이 이 문제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러한 총학의 잘못에 대해 앞으로의 행보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지원(방송영상·12)씨는 “이번 사태로 인해 나를 비롯한 많은 이화인이 총학에게 크게 실망했다”며 “앞으로 이화인을 대표하는 자리에 걸맞은 책임감 있는 행보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yangzak@ewhain.net

 

총학생회, 세월호 추모 모금액 기부자 명의 오기 사건 경위

<총학의 세월호 추모 모금 경과>

4월18일
-총학생회(총학) 차원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 모금 진행 결정

4월19일~21일
-성희연 총학생회장 개인명의 통장으로 모금 진행(900만 9019원 모금)*

4월21일
-오후12시13분 신한은행 인천 삼산점에서 안산 단원고 총동문회 계좌로 입금
-성 총학생회장이 입금자 명의를 ‘이화여대 학생 일동’이 아닌 ‘성희연’ 이름으로 입금
-오후12시29분 단원고 총동문회 총무에게 연락해 실수를 전하고 이를 수기로 명시해줄 것을 요청. 단원고 총동문회에서 통장에 수기로 ‘이화여대 학생 일동’ 기재
-오후4시48분 입금 보고를 페이스북에 게시. 입금자명을 변경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알리고 사과
-오후9시49분 입금 실수에 대한 설명과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정식으로 게시

4월22일
-오전9시 신한은행 인천 삼산점으로부터 입금자명을 전산 상 변경할 수 없다는 사실 확인
-오후1시 총학이 장학금 반환해 모금액과 같은 금액인 900만원을 추가 입금하기로 결정, 이를 페이스북에 게시

4월24일
-오전11시53분 학생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했다고 판단해 ‘이화인과 함께 세월호 모금 문제 해결책을 찾는 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개방형 비상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소집
-오후2시까지 추가 모금 진행

4월25일
-오전11시13분 기부금 내역 공개

4월27일
-오후7시 학생문화관 303호에서 개방형 비상 중운위를 개최해 ‘이화인과 함께 세월호 모금 문제 해결책을 마련하는 소통의 장’을 ‘공청회 및 개방형 중운위’로 결정하고 공청회 일자를 4월29일로 결정

4월28일
-오전5시23분 페이스북에 공청회 및 개방형 중운위 개최 공지
-오전6시 총학생회 보고 자보 및 포스터 26장 부착
-페이스북, 포털 자유게시판에 자보 게시

*총학은 개별 법인이 아니므로 단체명의 통장 개설이 불가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