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슬리대(Wesley College)


  교환학생이 되었거나 교환학생을 꿈꾸는 사람 대부분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나는 새로운 외국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많은 곳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상황에 있는 나는 이 칼럼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사냥을 위한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 토끼를 잡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외국 대학 생활은 생각보다 한국의 대학 생활과 다르지 않다. 처음 낯선 환경에 와서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모를 때는 그냥 평소 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소심한 성격을 가졌지만 많은 친구를 사귀려고 억지로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되며, 그 동안 공부하느라 놀지 못했던 것을 보상받고자 지나치게 향락에 빠지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친한 친구가 없다고 해서 위축될 필요도 없다. 나는 분명 새로운 곳에 온지 얼마 안 된 새로운 사람이다.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사람들을 대하면 된다. 자기 자신을 잃어갈 수록 진실한 관계를 만들어나가기는 어려워 질 것이다.

  두 번째 토끼를 잡는 방법은 넓은 세상을 보는 방법이다. 미국에 온 지 네 달째에 접어든 나는 시애틀, 포틀랜드, 밴쿠버, 뉴욕, 필라델피아, 워싱턴 DC를 포함한 북미 투어와 파나마 브라질에 걸치는 중남미 투어를 했다. 적은 돈으로 여행을 하느라 투어보다는 극기 훈련에 가까운 여행을 했지만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보지 못했던 세상의 단면을 일부 체험했다. 이 시간은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으며, 앞으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데에 큰 동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문화체험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호스텔에 묵으면서 혼자 여행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활발하고 사교성 넘치는 사람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는 이유는 없다. 나는 활발하지도 않으며 사교성이 넘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통해 수많은 사람과 부딪히며 그들을 통해 세상의 단면을 보았다.

  뉴욕에서 같이 놀던 브라질 친구들은 상파울루 도시 한복판에서 나를 발견하여 우리는 다음 약속 장소로 서울을 기약하기도 했다. 막상 지도를 보며 가보지 않은 곳들을 보면 너무나도 크게 보이는 세상이지만, “세상 참 좁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굉장히 작은 곳에서 서로를 지나쳐 가며 살고 있다. 지금 스쳐 지나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조금만 더 관심을 둔다면, 좁은 세상이지만 각각의 개인이 갖고 있는 넓은 세상을 무한히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자신이 한국을 홍보해야겠다는 사명감을 지닌 이화인이라면 “두유노  김치/강남스타일/삼성?”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아도 쉽게 한국으로 초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이화여대를 소개하는 것이다. 여대라는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는 것은 남자 외국인에게 아주 효과적이다. “나보다 예쁜 여자가 매우 많아”라는 결정타까지 날려주면 분명 그 사람은 귀국 후 수많은 외국인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일 것이다.

  지금까지 교환학생으로서 가장 흔히 잡는 두 종류의 토끼 잡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나는 아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지 못했다. 한 마리를 잡은 듯해도 금방 다시 도망치고 때론 망연자실하여 빈손으로 있기도 하다. 지금 당장 당신의 손안에 두 토끼가 없다고 실망할 것 없으며, 또한 다른 토끼를 잡으려고 해도 상관없다. 교환학생이 된 당신이 잡을 수 있는 토끼는 무궁무진하며 빈손으로 한국에 돌아온다 하더라도 분명 당신이 토끼를 잡는 데에 노력한 시간은 헛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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