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대 대학병원 정신의학과 이선희 부원장 특강

 

  “안 해보고 후회하기보다 해보고 후회하라”
 이 말을 직접 실행하여 결국 도전에 성공한 이화인이 있다. 본교 졸업 후, 철학 공부를 하러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가 의학의 매력에 빠져 독일 쾰른대(University of Cologne) 대학병원 정신의학과 부원장까지 오른 이선희(철학·80년졸) 씨다. 그의 특강이 19일 오후7시 한우리집 독서실에서 열렸다. 학생 약 40명이 참석한 이번 특강에서 이씨는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며 ‘당당함’과 ‘도전정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씨는 도전으로 변화된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철학과 박사과정을 위해 떠났던 독일 유학생활은 처음부터 평탄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 문제에 대해 활발히 토론하는 한국과 달리 열정적인 토론 문화가 없었던 독일의 환경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는 슬럼프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슬럼프는 이씨가 의사라는 새로운 꿈을 꾸게 했다. 그는 슬럼프에서 벗어나고자 전공이었던 철학과 완전히 다른 학문을 공부해 보기로 결심했다. “철학을 떠나 있다 보면 제가 정말 철학을 사랑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평소 관심 있던 인간의 고통 문제와 관련된 의학을 선택했죠. 그때 모두가 말렸지만 제 결정을 믿고 모험을 시작했어요. 후회해도 성공해도 내 인생인데 일단 시도는 해 봐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씨는 독일에서 언어적, 문화적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로 이화에서 배운 ‘당당함’을 꼽았다.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본교에서 공부하며 ‘여자라고 못할 것은 없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항상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에 가득 차 있던 그는 독일어를 배울 때도 독일인의 억양을 무조건 모방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한국식 억양을 그만의 매력으로 만들고자 했다. “독일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어요. 항상 ‘한국의 공주가 된 것처럼 언제나 가슴 펴고 당당하게 다니리라’고 생각했죠. 내가 가진 한국식 억양에도 사람들은 매력적이라고 했어요.”

 도전으로 자신의 인생을 바꾼 이씨는 후배들에게도 ‘일단 도전해 볼 것’을 강조했다. 그는 도전으로 얻어지는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 자신에 대해 깨닫는 것이 더 큰 배움이라고 덧붙였다. “도전하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파악할 기회를 얻게 되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알게 되는 거죠. 거기서 알게 된 자신의 강점을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극대화 시키세요.”

 이어 그는 한 분야에 얽매이지 말고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어 볼 것도 제안했다. 하고 싶은 모든 일에 과감히 도전해보라는 것이다. 그는 대학 시절 관심 있던 기자를 경험 해보고자 학보사에 지원해 편집국장 자리에까지 오르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학보사에서 기자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학내 뿐 아니라 사회, 경제, 노동계 등 여러 분야를 취재했죠. 그 과정에서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우고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는 법도 배웠어요. 그것이 결국은 정신과 의사가 됐을 때 도움이 됐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늘 새로운 도전을 추구할 것을 강조하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사람은 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해요. 그래야 인생이 재밌어질 수 있어요.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 도전을 즐기세요.”

 김지연(특교·14)씨는 “고등학교 때는 앞만 보고 달려와서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다.”며 “강연을 듣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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