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가 약 18년 만에 신입생을 학부제 모집에서 학과제 모집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부제가 학과 서열화, 소속감 결여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학생들은 학부제를 학과제로 전환하면 인기학과에 지원하기 위한 학점 경쟁이 약화될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본교는 아직 학과제 전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대학은 세분된 전공학과를 통합해 학부제로 신입생을 모집해왔다.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가 1995년 전공 선택의 폭넓은 학문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학부제를 시행한 뒤, 인기학과 쏠림 현상 등의 문제를 겪었다. 정부가 2009년 ‘학부제 의무화’ 조항을 폐지하면서 일부 대학이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최근 일부 사립대학은 학부제를 학과제로 전환했다. 고려대와 한양대는 올해 입시전형부터 14학번 신입생을 학과제로 모집했다.

  고려대는 학과 서열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과제로 전환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전공 선택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고려대 문과대학 학사지원부는 “학부제에서 인기학과 쏠림 현상이 나타나 학생들 간 경쟁이 심해져 학교 측에 학과제 전환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인기학과 쏠림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며 학과제 전환을 반기는 입장이다. 이전에 학생들이 일부 인기학과에 많이 지원하면 지원자의 성적순으로 학과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고려대 이성문(국제어문학부·11)씨는 “그동안 학과 선택을 할 때 개인의 선호보다 성적에 맞게 전공을 신청했다”며 “학과제로 전환되면 1학년 학생들 간에 전공 선택 경쟁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사회과학부도 14학번 신입생을 학과별로 모집했다. 학부제로 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학과에 소속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한양대 사회과학부는 모집단위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사회학과, 정치외교학과, 행정학과로 나눴다. 한양대 사회과학부는 “학부제 학생들의 소속감 결여 문제와 장기적인 전공 관리 등을 위해 학과제로 신입생을 모집했다”고 말했다. 한양대 서민영(행정·12)씨는 “1학년 때는 임의로 나뉜 반 친구와 생활했다”며 “원래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2학년 때 다른 학과로 진학해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본교는 학부제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기획처에 따르면 본교는 1996년부터 학부제를 시행했다. 기획처는 “학부 수준의 통합교육과 기초학문분야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단과대학을 통합했다”고 말했다. 사회과학대학의 한 교수는 “교수들 사이에서 학과제 전환 필요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학부제의 장점과 비교하는 등 구체적 작업이 선정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본교에는 사범대학, 법과대학, 경영대학, 건강과학대학, 약학대학, 스크랜튼대학을 제외하고 6개 단과대학에 12개 학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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