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대(University Of Oslo)


  오슬로대학교(Universitetet i Oslo)는 유럽의 다른 학교들처럼 8월말~9월에 본격적으로 학기가 시작된다. 그래서 두 학기로 파견 오는 학생들은 대부분 여름에 와서 여름에 가지만, 필자는 겨울에 와서 겨울에 가는 파견자로 1월부터 12월까지 1년을 쭉 오슬로에서 보내게 된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오슬로에만 오래 있다 보니 이제 내게 이곳은 새로울 것 없는 곳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저마다 가질 수 없는 걸 그리워하니, 필자도 한국에 돌아가면 그리워하게 될 노르웨이 오슬로 이야기를 조금 하려 한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이 날씨와 기후이다. 9월 첫째 주 현재, 필자는 긴 바지에 니트 티셔츠를 입어야 밖에 나설 수 있다. 바람이 차기 때문이다. 6월 말, 밤 11시 30분은 되어야 어둑해지려다 새벽 1시 30분에 뜨던 해는 볼 수 없고, 이제 밤 8시면 사물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해진다.

  이런 극단적인 일출, 일몰 시간과 더불어 노르웨이 교환학생들을 절망속으로 빠지게 하는 건 세계 1위의 물가다. 탄산음료 두 병에 8000원(40 노르웨이 크로네)이라는 광고와 외식이라고 하려고 치면 간단한 파스타에 5만원은 잡아야 할 수 있다. 세계 도시별 물가 순위에 대한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 올림픽 양궁처럼 노르웨이의 스타방게르, 트론하임, 베르겐같은 도시들이 순위를 다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노르웨이에 교환학생으로 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에게는 기회의 땅이었다. 외식물가와 술이 비싸다보니, 밖보다는 플랫메이트 형태의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냈다. 각방이지만, 화장실은 두 명, 부엌은 7명이서 공유하는 형태로 항상 누군가와 밥을 먹을 수 있다. 서로 다른 나라의 음식을 요리해서 함께 먹는 건 딱히 파티를 열지 않아도 자주 있는 일이었고, 겨울에는 학교에서 빌려주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같은 플랫에 사는 친구가 가르쳐주기도 했다.

  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친구들도 있다. 특히 필자가 들은 노르웨이어 수업에서 친해진 친구들은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도 종종 만날 수 있었을 만큼 반 분위기가 좋았다. 보통 수업은 렉쳐와 세미나로 나뉘는데, 렉쳐는 교수가 수업을 진행하고 세미나는 조교가 토론과 과제 등으로 이끌어나가는 형태다. 학교 수업의 가장 독특한 점은 출석체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업 시수도 적지만, 엄청난 양의 리딩을 학생들이 읽고 혼자 연구해보는 것이 주 수업 방식이라 무언가에 쫓기듯 공부했던 한국과는 달리 또 다른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수업이었다.

  교환학생을 오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공부, 영어, 여행 등. 필자에게는 휴식이었다. 한국이었다면 가질 수 없었을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었고, 다른 유럽으로의 여행도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다녀올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운 좋게 한국기업의 오슬로지점에서 사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교환학생으로는 하기 힘든 경험도 좋은 조건에서 할 수 있었다. 한국과 환경적으로 많이 다른 오슬로는 필자에게 새로운 무대를 준만큼 남들과 다른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 글을 읽는 다른 학생들도 겁먹기보다는 무대 위 주인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교환학생에 지원하고, 많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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