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9일 ‘장애와 사회’ 수업에서 ‘교내 지원 고용 장애인 근로자와의 만남’ 진행

▲ 5월29일 ‘장애와 사회’ 수업에서 ‘본교 내 지원 고용된 근로자와의 만남’이 열렸다. 중앙도서관에 근무하는 지적장애 근로자 박병헌씨가 수강생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은별 기자 byeol2728@ewhain.net

  “동행 채플 때 바이올린 4곡을 다 외워 연주했어요. 곡 전체를 암기해야 해 어려웠지만 그만큼 보람 있고 재밌었어요.”

  5월29일 ‘장애와 사회’ 수업에서 ‘본교 내 지원 고용된(supported employment) 근로자와의 만남’이 열렸다. ‘장애와 사회’ 수업 수강생과 본교에서 근무하는 지적장애인 근로자 6명이 6개의 조를 이뤄 대화했다. 박승희 교수(특수교육과)가 진행하는 이 수업은 4년제 대학 최초로 개설된 장애학 관련 교양 수업이다. 박 교수는 “대학생들이 발달장애 청년과 만날 기회가 흔치 않다”며 “마침 학생들과 동년배인 본교 내 장애인 근로자가 있어 이들을 초청해 학생들과 편안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에는 학생문화관(학문관) 체력단련실에서 근무하는 박혜신, 박서희씨를 비롯한 지적장애인 근로자 6명이 참석했다. 이들 중 5명은 평생교육원에서 개설되는 ‘발달장애인 지역사회생활 아카데미(아카데미)’출신이며 1명은 이번학기도 수강하고 있다. 아카데미는 성인기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참여를 높이고 자기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2001년 2학기부터 박승희 교수가 시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다.

  수업에서는 학생 10명과 장애인 근로자 1명, 특수교육과 대학원생 1명이 하나의 조를 이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조마다 1명씩 배치된 특수교육과 대학원생은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맡았다.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한 점은 근로자가 어디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학문관 체력단련실에서 일하는 박서희씨는 스쿼시 장소와 탈의실의 청소, 신발 정리를 맡고 있다. 중앙도서관에서 근무 중인 박병헌씨는 학문관에 있는 도서 반납기의 책을 중앙도서관에 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 박병헌씨는 “중앙도서관에서 일한 지 아직 5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일이 재밌다”며 “앞으로도 할 수 있는 한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아카데미에서 받고 있는 수업 내용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카데미 20기인 이번학기 수강생은 매주 토요일 컴퓨터 수업 2시간, 영어 수업 1시간 수업을 받는다. 한 학생이 영어를 잘 하느냐고 질문하자 헬렌관에서 식기관리를 담당하는 이수호씨는 “헬렌관에 오는 외국인 손님과 영어로 대화하는 등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시간에 배운 것을 써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대화 틈틈이 박 교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학원생은 박혜신씨에게 5월에 한 일 중 기억에 남는 일이 뭐냐고 묻자 스승의 날에 박 교수를 찾아가 선물을 전달했던 일이라고 답했다. 박 씨는 2011년 2월부터 본교에 지원고용돼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본교 장애인 지원고용 시스템은 박 교수의 연구로 2009년 1월부터 시작됐다. “일하면서 버는 돈으로 박 교수님께 맛있는 것을 사 드리고 싶어요. 박 교수님께 항상 감사해요.”

  수업을 들은 최진혜(법학∙07)씨는 “평소 법조인이 돼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이번 수업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그들의 인권 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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