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필자는 창업한 이화인 A씨를 만났다. 창업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 A씨는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A씨의 한 친구 때문이라고. A씨는 공동창업자인 그 친구가 자신의 인생에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 전환점)’가 됐다고 말했다. A씨는 그 친구가 정형적인 틀에 얽매어 살던 자신을 새로운 사람으로 바꾸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A씨의 마음속 잠재돼 있던 용기를 꺼내주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적극 실행하도록 자극을 줬다. 그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터(turning pointer)였던 것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에는 ‘현재를 즐겨라’라는 의미인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외치는 교사 ‘키팅’이 나온다. 키팅 선생님은 기존 교육방식과 다른 파격적인 수업으로 학생이 참다운 인생에 눈을 뜨게 한다. 혹자가 말하듯 그는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들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전통과 명예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학생들에게 꿈과 낭만을 생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전환점이란 일의 과정 중 새로운 국면으로 바뀌게 하는 지점 또는 시점이다. 누군가 ‘이게 터닝 포인트야!’라고 말할 때 주로 사건 또는 시점을 뜻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그래, 그때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지’하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때론 우리는 A씨의 친구처럼 터닝포인터를 만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이처럼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은 보통 ‘왜 내 주변에는 이러한 사람이 없지’라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다.

  우선, 지금까지 그런 사람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면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를 고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은 남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 많은 사람이 그를 줄줄이 따라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매우 드문 경우이며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 손을 내밀지 않으면 고여 있는 물처럼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게 된다.

  두 번째로, 지금껏 사람을 가리며 만나진 않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순간의 즐거움과 기쁨을 위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귀인(貴人)’ 을 멀리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이러한 자세는 눈앞의 만족을 위해 인생의 중요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중간 다리를 잃게끔 한다.

  이제 A씨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A씨의 인생 터닝 포인트는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A씨는 그를 만나기까지 다양한 경험과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는 새로운 만남을 위해 새 모임에 나갔고, 그곳에서 자신의 관심사와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을 것이다. 만남 후의 여러 노력을 제외하더라도 A씨는 인생의 터닝 포인터를 만나기 전,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오늘도 그저 현재 상황만을 탓하는 우리, 혹은 나 자신이 있다면 그런 우리 또는 나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인생의 소중한 인연(因緣)인 터닝 포인트가 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는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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