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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잠들지 않는 추억을 만나다
2013년 03월 04일 (월) 정여진(국문·09) -


  벚나무가 늘어선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봄, 강가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맥주 마시던 여름 밤, 울긋불긋 단풍과 별똥별로 기억되는 가을, 어김없이 새하얀 겨울. 교토에서 보낸 1년이라는 시간은 앞으로 찾아올 사계절마다 늘 떠올리며 행복해질 수 있는 추억을 공유하며 세계 곳곳에서 살아갈 친구들을 남겨주었다.

  나는 2011년 9월부터 2012년 8월까지 1년 동안 교토산업대학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다. 새로운 곳에서 더 배우고 느끼고 싶다는 생각에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토플 시험과 국제교류처 면접을 보고 모두와 같은 과정을 거쳐 일본으로 가는 것이 정해졌다. 나는 영어권으로 일본에 있는 대학을 선택하며 많이 망설였고 고민했었다. 하지만 그 고민 끝에 영어와 일본어 모두의 향상을 위해 선택했던 일본, 조용하고 한적한 작은 도시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했던 교토, 많은 선배들의 후기를 믿고 선택했던 교토산업대학교는 1년 뒤 지금의 나에게 더욱 크고 깊은 의미로 남았다.

  교토에서의 1년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매일이 신나던 교토에서의 1년은 한국에서 상상하던 교환학생의 생활 이상으로 즐거웠고 평온했고 여유로웠으며 행복했다. 때로는 무료하고 답답하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그 모든 시간들 덕분에 나는, 1년 전의 나와는 전혀 다른 내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었다.

  일본인 어시스턴트 6명과 교환학생 40명 정도가 사는 작은 규모의 기숙사는 지구촌의 축소판이었고 그 속에서 살아가며, 부딪히며 배운 모든 것들과 얻은 모든 관계들은 절대 잊지 못할, 너무나 중요하고 값진 교훈이고 인연이었다. 서로 다른 언어나 문화, 자라온 환경은 사람과 사람이 진심을 나누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에게 이렇게 멋진 시간을 선물한 교토와 교토산업대학은 내가 살던 서울과 우리학교와는 전혀 다른 공간이었다. 한적하고 조용한 작은 도시인 교토에서도 산 중턱에 있던 학교와 기숙사에서의 생활은 대도시에서만 살았던 나에게 생소하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주었다.  산 중턱에 있는 승마장에서 승마 수업을 듣고, 일본인 선생님 집에 초대 받아 그 지역의 축제에 참가하는 등의 수많은 경험은 그 곳이 교토가 아니었더라면, 교토산업대학이 아니었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교토라는 도시는 내가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만난 또 하나의 엄청난 인연이다.

  교환학생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참 많이 변했다는 말을 했다. 나 스스로도 변화가 느껴진다. 눈에 보이는 영어 실력이나 일본어 실력의 향상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의 변화였다. 1년 동안의 추억들을 이 짧은 글로는 전부 나눌 수 없듯이 말이다. 나는 1년간의 추억의 힘으로, 그 때 만난 인연들에게 절대 부끄러운 삶을 살지 않으리라는 다짐으로 지금 다시 독일에서 또 한 번의 성장한 나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누군가 교환학생에 대한 결정을 망설이고 있다면, 나는 단호히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지금 엄청난 기회와 인연을 바로 앞에 두고 손만 내밀면 되는 것이라고. 조금만 용기를 내면, 지금 당신의 선택에 절대 후회 남지 않을 결과가 찾아오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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