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정문님 안녕하세요. 오늘 정문님 사진을 찍었어요.”

  개강을 앞둔 이혜미(불문‧09)씨는 긴 방학을 끝내고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등굣길이 즐겁다. 본교 정문도 오랜만에 보니 새롭게 느껴진다. 정문에 반가운 인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스마트폰으로 이대정문 페이스북(Facebook)에 방문했다. 이대정문의 담벼락(게시글을 올릴 수 있는 곳)에는 이미 페이스북 친구(페친)로 등록된 이화인들의 반가운 인사가 가득했다.

  이대정문, 한우리집 등 페이스북의 본교 계정이 이화인과 소통하고 있다. 이 계정은 학교 공지와 친목을 위한 글을 올리며 본교의 소식통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회나 학교 관계자가 아닌 이화인이 직접 운영하는 계정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본지가 28일 조사한 결과 본교와 관련된 계정은 ‘이대정문’, ‘한우리집’, ‘이대잔디’, ‘이화참김(이화사랑 참치김밥)’ 등 6개다. 해당 페이스북 계정은 각각 개성있는 모습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재미를 돋우는 등 본교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본교 관련 계정, 정보 공유의 새로운 공간

  이대정문, 한우리집 계정은 학사일정, 행사정보 등 이화인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지사항과 같은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니라 페친과의 소통 속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2월23일 이대정문 계정은 2013학년도 입학식 행사에서 남성교수중창단의 축가였던 ‘이대스타일’ 동영상의 링크를 공유했다. 이 게시글은 올라온 지 5일 만에 페친 478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최서윤(언론․09)씨는 “입학식에서 교수님들이 공연하는지 몰랐는데 이대정문의 링크 공유를 통해 이러한 소식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우리집 계정도 개강을 앞두고 기숙사 입사 정보와 기숙사비 납부일 등을 공지했다. 그러자 페친 중 한 명은 ‘식비 결정 기간이 변경됐다고 해요’라는 글을 한우리집 계정 담벼락에 게시해 변경된 일정을 알렸다. 계정을 통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것이다. 한우리집 계정 관리자는 “기숙사 관련 정보를 놓치는 학생이 많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의인화된 계정, 유머 넘치는 글로 페친들과 친근감 형성해
 
   각 계정은 대상에 맞는 프로필 사진을 게시하고 마치 사람인 것처럼 콘텐츠를 올리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이대잔디 계정은 작년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저 미용했쬬용’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은 정문 옆 잔디밭에서 쑥을 캐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이사참김 계정도 ‘셀카(셀프 카메라, Self Camera)’로 마요네즈가 묻은 참치김밥 사진을 올렸다. 이에 페친들은 ‘이대여신’, ‘벗 마요네즈가 정말 예뻐요. 어디서 구매했어요?’, ‘얼짱각도로 찍었네요’ 라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센스있는 글과 사진 덕분에 페이스북은 이화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친목도모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또 이들은 서로 안부를 묻고 기념일을 함께 축하한다. 한우리집 계정은 생일인 페친에게 축하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한우리집 계정 관리자는 “계정이 친근한 소통 창구로 유지되길 바라기 때문에 생일인 페친에게 축하메세지를 남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성지은(언론‧09)씨는 “익숙한 학교의 사물들이 사람처럼 말하는 것 같아 친근감이 든다”며 “계정을 통해 학교에 소속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만나는 이화의 새로운 친구들은 모두 익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대정문 계정 관리자는 자신을 “이화를 사랑하는 학부생”이라고 소개하며 “졸업할 때까지 익명으로 계정을 관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우리집 계정 관리자는 “사람들이 계정 관리자를 아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면 불편하게 느낄 것 같아 관리자의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며 “이화와 관련된 계정인 만큼 이화인만 친구요청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주희(컴공․11)씨는 “계정들을 관리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상을 더 진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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