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있는 신입생을 처음 맞이하는 학교 행사는 입학식이다. 입학식은 시대에 따라 복장 검소화 운동·영화 상영·선배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지난 입학식 진풍경을 시대별로 살펴봤다.


△1960년대… 총학, ‘복장 검소화 운동’ 시행해

  1960년대 입학식은 화려했다. 총학생회가 입학식에서 ‘복장 검소화 운동’을 벌일 정도였다. 총학은 개인의 자유의사는 존중하지만 지나치게 사치스러운 복장은 지양한다는 취지로 ‘검소’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따라 복장 검소화 운동을 시행했다. 1960년 6월20일 본지에는 ‘양품점에 들러 치장하고 구두를 고친 후 머리를 하고 다방에 가서 물을 마신 후 서점으로 가는’ 사치문화를 비판하는 글이 실린 적도 있다. 이성은 교수(초등교육과)는 “당시 대학생들은 추운 날씨에도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며 “플레어스커트와 하이힐, 짧은 소매 스웨터 등 외국 유학에서 돌아온 여교수들의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70년대… 입학식 마무리는 ‘영화 상영’으로

  입학식에 영화 상영이 등장한 것은 1970년대다. 입학식 절차가 끝날 때마다 마지막 행사로 ‘Symphony of Ewha’라는 제목의 영화를 상영했다. 이 영화는 시청각교육연구원(현 교수학습개발원)이 다양한 학교 행사와 각 과 활동, 교외활동, 봉사활동 등 학생들의 발랄한 움직임을 음악과 함께 편집한 영상이다.

  계열별로 1박2일 ‘교외합숙 오리엔테이션(오티)’을 떠나기도 했다. 1973년 문리대학은 인문사회계열, 자연계열 등 4계열로 구분해 계열별로 신입생을 모집하도록 학제가 개편됐다. 이에 따라 신입생의 소속감을 고취시키고 전공 선택 등의 진로를 지도하기 위해 교외에서 처음으로 오티가 진행된 것이다.

  교외합숙 오티는 교수, 학생 간 친목을 도모하고 효율적인 지도를 할 수 있었다는 좋은 반응을 얻어 타대에도 파급될 만큼 주목받았다. 당시 오티에 참가했던 김혜숙 교수(철학과)는 “교수님과 함께 교외에서 진행한 오티 때 기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며 “1박2일 동안 특강도 듣고 조를 짜서 장기자랑도 했었다”고 말했다.


△1980년대… ‘학교와 학부모와의 대화’ 시간 가져

  1980년대 입학식에서는 학부모를 위한 행사를 열었다. 입학식 후 학부모들은 대강당에 별도로 모여 ‘학교와 학부모와의 대화’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교수와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학생의 대학 생활 전반에 관한 토론이 진행됐다. 1980년 3월10일 본지는 ‘학부모들은 학사행정, 학내시위, 졸업 등 궁금했던 점을 질문한 뒤 학교 측의 답변을 수첩에 열심히 받아 적었다’고 보도했다.

  또 입학식에서 ‘이데올로기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대학과 초중고교는 학원가에서 일어나던 의식화를 막기 위해 이데올로기 교육을 강화하고 있었다. 이에 본교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이데올로기 특강을 마련하고 학부모에게 자녀의 의식화를 막기 위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1990년대 이후… 이전보다 다채로운 오티 행사 진행돼

  1990년대는 신입생 대상 오티 프로그램이 한층 다채로워졌다. 신입생이 꾸민 ‘자유발언 시간’에는 ‘대학 4년간 우리가 추구할 진리는 무엇인가’, ‘남녀평등과 여성다움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가’ 등의 주제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이 무렵 재학생의 기획으로 ‘신입생 예비대학’ 프로그램이 개최됐다. 행사에서는 ‘3세대 이화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슬라이드 상영, 여성학과 교수의 강연이 진행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강의나 연설 등의 기존 오티 형식에서 벗어나 EBS(현 EUBS)와 교육공학과 멀티미디어팀이 합작한 영상자료를 방영하는 등 신선하고 효과적인 방식을 선보였다.

  본교를 졸업한 선배가 신입생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조언을 들려주는 ‘선배와의 만남’ 행사도 꾸준히 계속됐다. 2001년에 입학한 박소라 교수(경영학과)는 “입학식 날 김주하 당시 앵커가 왔다”며 “영향력 있는 선배가 직접 본인의 경험담을 들려줘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Welcome to Ewha’는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토크쇼 형식의 신입생 환영회다. 이 행사는 아나운서와 재학생들 간 대담형식으로 진행된다. 2012년에 입학한 김도연(지교·12)씨는 “패널로 나온 선배들이 대학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조언을 많이 해줬다”며 “이후 학교생활과 대외활동 등을 하는데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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