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3학년 2학기, 녹록치 않았던 첫 인턴십을 마친 후 ‘No Stress’를 외치며 달려간 프랑스 Nantes(낭뜨) 에서의 생활은 진정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힐링 타임과도 같았다. 불어를 처음 배우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동경해왔던 그랑제꼴, 그 중에서도 알면 알수록 더 멋지고 매력적인 Audencia에서의 꿈만 같았던 한 학기! 후배님들의 더 만족스러운 파견교 선택 및 알찬 교환학생 생활에 본 칼럼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랑스는 불어를 처음 배우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기에 교환학생 지원 시에도 망설임 없이 프랑스를 선택했다. 프랑스의 서쪽 루아르 아틀랑티끄 지방의 주도인 낭뜨의 시가지 중심에는 루아르 강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어 이 도시의 분위기를 한결 더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중심가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데 채 1시간이 걸리지 않는 그리 크지 않은 도시이지만 나름 프랑스에서 6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대도시 생활에 익숙한 코스모폴리탄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지만, 조용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심심할 때는 학교 파티에도 가보고 시내 곳곳을 한가로이 거닐 수 있는 매력있는 도시이다. 낭뜨의 물가는 집세를 제외하면 파리와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았다. 여행 경비를 제외하고한달 생활비로 약 80만원 정도를 예산으로 잡았을 때 여유 있게 생활할 수 있었다. (당시 환율 1유로=1570원)

낭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브르타뉴 대공성(Chateau de Duc de Bretagne)과, Parc de Grand Bolottereau 내에 위치한 한국 정원이다. 특히 낭뜨에서 수도인 파리에도 없는 한국 정원을 보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에 더 신기해서 주위 프랑스 친구들에게 날씨 좋은 봄날에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기도 했다.

필자가 1학기 동안 수학한 Audencia Nantes Ecole de Management는 프랑스 상경계 그랑제꼴 중에서 5,6위권를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 최고의 Business School 중 하나로, 등록금이 연 7000유로에 달하는 사립Business School 답게 깨끗하고 쾌적한 학교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프랑스는 학제가 우리나라와 달라서, 수능에 해당하는 바깔로레아를 거친 후 일반 국립대학 또는 ‘Prepa’라고 불리는 그랑제꼴 준비반에 진학한다. 그랑제꼴 졸업자는 석사학위를 수여받으며 기업체 취직 시 젊은 나이에 바로 매니저로 입사하게 된다. 

필자는 국립대학보다 상경계 그랑제꼴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권이 있는 경영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Audencia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프랑스 현지에서의 인지도 및 네트워크를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해왔던 점도 선택에 한 몫을 했다. 실제로 다녀본 Audencia의 여러 면모는 기대했던 바 이상으로 만족스러웠고, 커리어를 쌓은 후 꼭 다시 공부하러 오고 싶은 학교가 되었지만 하지만 교과과정이 다양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과반수의 교환학생들이 선택하는 Core Course (한국 대학 3, 4학년에 해당)는 수업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에 전공 졸업 학점을 채우기 위해 선택의 여지 없이 거의 모든 과목을 등록해야 했던 점이 아쉬웠다.

Audencia의 학교 생활은 여러 학생 단체에서 주최하는 행사들을 위주로 이루어진다. 경영학 공부에 열심일 뿐만 아니라, 방과 후에는 다양한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여러 분야의 소양을 쌓는 학생들의 모습을 배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 중 가을학기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선거캠페인 기간을 간단히 소개하면, 1학년 신입생들이 매해 11월 한달 간 가장 인기있는 학생회 의 멤버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기이며 이 기간 동안에는 Crepe, Hotdog, Waffle, Sushi, 각종 Liquor, 아로마 마사지, 게임방, 산소카페 등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점이 특이했다. 뿐만 아니라 일주일 동안은 매일 학생회 후보들이 주최하는 대규모 파티가 있어 팀플과 과제로 지친 학기의 중반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했다. 

Audencia를 포함한 프랑스 사립학교들은 대부분 기숙사를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현지 학생들처럼 Colocation을 하거나 부동산을 통해 방을 구하기가 어려웠고 사설 레지던스도 가격이 너무 비싸 거주지를 정할 때 고민이 되었다. 필자는 교환학생 비용의 대부분을 자비로 준비하였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예산을 절감하고자 하는 점이 가장 큰 의사결정 요소였고, 또한 불어 회화가 가능하며 프랑스 문화에 호기심이 많았던 점도 고려하며 홈스테이를 선택하게 되었다. 가정집의 특성 상 친구들을 초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부엌 사용하기가 불편했던 단점도 있었지만 학기 중 갑자기 감기 몸살로 심하게 앓은 적이 있었을 때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휴일에 응급실을 찾아 금방 회복할 수 있었던 고마운 기억도 있다. 짧은 교환학생 기간 동안 거주지를 바꾸기는 힘들기 때문에, 여러 선배들의 경험을 참고하여 여러분의 성격과 상황에 잘 맞는 쪽으로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프랑스는 전반적으로 행정 처리가 느린 편일 뿐만 아니라 ‘서류와의 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여러 가지 준비 및 관리해야 하는 서류가 많으니 최대한 모든 ‘서류’가 포함되는 일은 빨리 끝내야 한다는 점이다. 가을학기는 봄학기와 비교하여 교환학생 파견 수가 전 세계적으로 훨씬 많은 시기이며, 특히 입국이 집중되는 시기인 9월 초에 프랑스 체류증 서류를 보낸 일부 타국 학생들은 체류증을 귀국 직전인 12월 초가 되어서야 받는 것을 보고 프랑스의 느린 행정 시스템에 경의를 표한 적이 있다. 심한 경우에는 주택보조금(월세의 약 3-40% 정도)도 받지 못하고 출국한 경우도 보았으니,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서류부터 처리해서 남은 기간을 학업, 여행 등으로 마음 편히 그리고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이화 후배님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소 한 학기 이상의 기간, 비용으로는 천 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교환학생. 주위 친구들이 다 간다고 해서 아무 계획 없이 따라 나선다면 학창시절의 꿈만 같았던 경험이 아닌 시간 낭비가 될 지도 모른다. 떠나기 전에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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