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세미나가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본교는 신입생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 전공 및 학습방법을 교육하기 위해 1학년이 세미나를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세미나는 담당교수의 재량에 따라 시간과 내용이 정해지며 2000년 1학기에 시범 실시돼 같은 해 2학기부터 공대, 약대를 제외한 전체 단과대학에 확대 실시 중이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세미나가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점을 지적하며 1학년 세미나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학생들은 세미나 활동내용이 학교생활 적응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ㄱ씨는 “세미나가 중앙도서관, 박물관 방문 등 형식적인 내용으로만 진행됐다”며 “세미나에 참여하면서도 모임의 목적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영운(인문․12)씨는 “강의와 학점, 진로와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내용들은 사실상 세미나가 아닌 선배들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세미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담당교수의 태도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ㄱ씨는 “세미나가 끝날 때까지 담당교수의 얼굴을 거의 보지 못했다”며 “수업이 대부분 다른 일정으로 대체됐고 당일에 갑작스럽게 교육일정을 통보받은 적도 있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ㄴ씨는 “첫 모임을 제외하고 두 번의 식사만 진행됐을 뿐 담당교수는 어떤 형태의 토론이나 강의도 하지 않았다”며 “세미나 주제를 보고 수강신청을 했는데 정작 주제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진행되지 않아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세미나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시간부족으로 꼽았다. 이광자 교수(간호학과)는 “연구업적에 대한 압박이 큰 교수들이 1학년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정년을 앞둔 원로교수들이 집중적으로 세미나를 맡고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받는다면 세미나 커리큘럼이 보다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교수들은 성적을 부여하지 않는 세미나 제도 역시 세미나 운영에 문제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ㄴ교수는 “1학년 세미나가 학점제가 아니다보니 학생들이 성적에 영향이 없다고 생각해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며 “세미나에도 학점을 부여한다면 학생들이 보다 성의를 가지고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세미나는 다양한 활동내용과 학생들의 지속적인 참여 아래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배경영(인문․12)씨는 “예술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세미나가 진행됐다”며 “영화에 대한 기본지식을 익히고 개인의 생각을 키우는 것이 세미나의 목적이었고 세미나를 이수한 후 그 목적을 완전히 달성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양혜순 교수(영어교육과)가 진행한 세미나에 참여한 김수진(영교․12)씨는 “교수가 학과와 관련된 내용을 알려준 것은 물론, 교환학생을 다녀온 선배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주셔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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