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30원의 행복으로 통용되던 문자를 주고받던 시절, 우리들에게 핸드폰은 암묵적으로 인정된 ‘설렘의 공간’이었다. 기억하고자 하는 문자는 ‘문자 보관함’에 꼭꼭 저장해 뒀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러 스마트폰의 세계가 도래했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더 이상 하나의 ‘기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몸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상대방이 언제 읽었는지 알 수 없어 한없이 답장을 기다렸던 문자는 사용횟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앱으로 사용자들이 상대방과 무료로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대방이 메시지를 언제 읽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보다 즉각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들이 형식적인 스마트인이 아닌, 실제적인 스마트인으로 살고 있는지는 의심해봐야 한다. 한 가지 일에 15분 이상 집중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성향을 가리켜 ‘쿼터리즘’이라 한다는데 꼭 필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도서관에 앉아 묵직한 책을 읽어야 하는데도 수시로 핸드폰을 체크한다.

  문제는 ‘관계의 장’에서도 발생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람-사람’의 관계보다 기계를 통한 ‘사람-기계-사람’의 관계 속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를 하다가도 어느 순간 서로 핸드폰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며 서로의 대화에 집중했던 소통의 장이 그립다. 어느 장소에 들렀는지 온라인에 ‘체크인’ 기록을 남기는 것보다 상대방의 마음속에 ‘체크인’ 하는 것이 값진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스마트함’을 넘어선 ‘스마트함’이 필요하다. “하루에 한 시간씩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끄고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며 진짜 대화를 나누라.”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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