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불교학생회, 이화원불교학생회, 증산도학생회 대표 인터뷰

28일은 불기 2256년 석가탄신일이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교황청종교간대화평의회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전 세계 불자 여러분의 마음에 기쁨과 평온이 깃들기를 빈다”며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회의 한편에서는 종교 간 화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지만  종교간 갈등과 다양성에 관한 문제 역시 항상 존재해 왔다. 4월에는 미국의 팝가수 레이디가가의 내한 공연을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인 ‘레이디가가 공연 반대 페이스북 그룹’이 항의 시위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본교 중앙동아리 종교분과에는 16개의 동아리가 있다. 그 중 기독교 관련 동아리가 아닌 곳은 이화불교학생회(이불회), 이화원불교학생회(이원회), 증산도학생회 세 곳이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23, 24일 각 동아리의 대표를 만나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세워진 본교에서의 종교적 활동과 그들이 생각하는 종교의 다양성에 대해 들어봤다. 세 명의 대표는 ‘종교 간에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화불교학생회 “불교와 다른 종교들, 서로의 ‘이야기’ 들어야죠”

“매주 동아리방에 모여 지도법사님인 스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요. 수행이 따로 있다기보다 과제나 연애 등에 관해 상담하는 등 ‘현재 내게 중요한’이야기를 하죠.”

이불회 대표인 박희진(동양화?07)씨가 느끼는 본교에서의 이불회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학교 차원에서는 다른 동아리들과 동등한 대우를 해 주지만 오히려 학생들이 이불회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기독교 학교인데 불교 동아리가 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해요.”

사람들은 흔히 불교를 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신자가 소리를 높여 기도를 하거나 목탁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끄러운 경우도 있다.

“흔히들 불교를 정적인 종교라고 생각하는데 실은 그렇지 않아요. 동아리방에서 목탁을 사용하거나 염불을 외우면서 기도를 하다 보면 목소리가 커지거나 높아질 때가 있어요. 다른 동아리방이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이른 아침에 기도하곤 해요.”

학내 유일한 불교중앙동아리인 이불회는 동아리에 가입하고 활동하는 사람이 적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기도 했다. 약3년 전만 해도 타대와 연합수련세미나를 열었지만 참여하는 학생이 줄어 이제는 이불회의 지도법사 스님이 계신 절에서 수련대회를 연다. 작년에는 중앙불교동아리 ‘룸비니’가 없어지기도 했다. 이불회에는 약2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방학 중에 수련회를 진행해도 학생들이 시간을 내서 참여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번 학기에는 12명이 동아리에 들어왔는데 평소에 비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편이고요. 신입 부원이 들어와도 모두 활발히 활동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할 때도 사람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요.”

박 대표는 기독교 학교인 본교 내에서도 서로 다른 종교 사이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서로 종교가 다른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저도 제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적대감을 먼저 가질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화원불교학생회 “원불교, 우리나라의 4대 종교 중 하나에요”

“원불교를 믿는다고 말하면 불교와 어떤 점이 다른지를 가장 먼저 물어보죠. 원불교가 생긴 지 채 100년이 안 돼서 다른 종교에 비해 교도도 적고, 우리학교에서도 원불교도가 적은 편이라 학생들이 이원회에 대해 잘 모르죠.”

원불교는 우리나라의 4대 종교로 1916년에 창시됐다. 원불교에서는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삼는 종교로 불교의 생활화, 대중화를 추구한다.

약10명의 학생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원회의 대표인 주현진(환경공‧10)씨는 약30년 전 본교에 이원회가 처음 생겼을 때를 떠올렸다.

“약30년 전 이원회가 처음 생길 때 학교 곳곳에서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원회가 자리 잡은 지금은 그런 차별은 없지만 다른 종교분과 동아리에 비해 소수여서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하는 데는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죠.”

이원회는 동아리 규모가 작아서 회원들도 홍보를 활발히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만 동아리 내에서도 종교 동아리라는 특성상 기존 회원 간의 교류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원불교라는 하나의 종교를 믿는 이원회에서도 회원마다 생각이 다양해요. 동아리 내에서 중앙동아리로써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하기도 하고, 더 많은 학생들을 포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어느 면에서든 학생들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 저희 스스로도 원불교를 알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 대표는 학생마다 각자의 종교를 믿는 다양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종교에 대한 배려와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종교로 저희를 전도하려 하는 분들이 있어요. 각자의 종교가 다르므로 서로 배려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저도 다른 종교의 신을 믿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의 신앙도 중요하므로 그 종교를 인정해요. 서로 폄하하지 말고 같이 인정해줬으면 해요.”

△증산도학생회 “증산도, 바로 알고 이해해주세요”

“‘도를 아십니까?’라고 묻는 사람들은 증산도를 믿는 사람이 아니에요. 흔히 그런 질문을 하는 대순진리회를 증산도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죠.”

증산도는 ‘증산의 도’라는 뜻으로 ‘증산’은 강일순의 호다. 증산도는 우주가 변혁을 맞이하는 가을개벽 때에 인간으로 강세한 증산상제의 가르침을 받들고 실천하는 신앙단체다. 본교 증산도학생회에는 약20명의 학생이 있고,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증산도학생회 대표 정은혜(경제‧09)씨는 증산도학생회는 아직 학생들에게 인지도가 낮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학생들의 종교에 대한 낮은 관심에서 찾았다.

“동아리 홍보 활동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증산도가 뭐예요?’라고 물으세요. 요즘에는 종교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적어져 학생들이 재즈댄스나 음악 동아리 등에 많이 지원하는 편인 것 같아요. 어떤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떠나서 증산도 자체에 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죠.”

증산도학생회 활동에 대해 제재를 받은 적은 없지만 정 대표는 증산도학생회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경험하기도 했다.

“우리학교는 기독교 외의 종교에 대해 홍보나 동아리 활동을 금지시키거나 하지 않아요. 문제는 오히려 사소한 부분에서 생기는데, 예를 들어 저희 동아리의 홍보지를 붙이면 다음 날 바로 떼어져 있어요. 플랜카드도 마찬가지였어요. 홍보지를 붙였는데 커다란 붓글씨로 이단이라고 써져 있던 적도 있었고요.”

정 대표는 이러한 종교 간의 오해를 풀기 위해 서로 간에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했다.

“증산도는 여러 종교 중의 하나일 뿐이에요. 서로 다른 교리가 존재하는 종교 간에 생긴 오해는 그때그때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믿는 종교와 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오해한다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죠. 대화를 통해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을 베풀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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